AI 무장하는 경찰, 피싱도 AI로 막는다…수사력 집중 `호평`
by손의연 기자
2025.03.03 14:12:46
AI 투입하니 미끼문자 분류작업 3시간→30분
수사관들 "수사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호평
치안현장 AI·빅데이터 활용 확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치안현장에 AI(인공지능)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특히 피싱 범죄에 활용되는 ‘미끼 문자’는 하루 2만 5000건 넘게 발생하는데, 이를 자동분류하는 시스템을 갖춰 수사 시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경찰청은 향후 기술 도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사업을 확대, 치안정책에 적극 적용할 방침이다.
 | 미끼문자 예시 (사진=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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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청에 따르면 AI 기반 미끼문자 자동분류 분석 모델 ‘SPAI(Spy out signal of smishing&Phishing using AI)’는 지난해 7월부터 시범운영된 이후 현장에 도입됐다.
경찰은 기존에도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통신사 등과 협업해 미끼문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수사관 3명이 교대로 돌아가며 하루 3시간씩 일평균 2만 5000건을 분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또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오분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청은 미끼문자 분석작업을 효율화할 수 있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AI를 이용해 데이터 분류와 추출 정확도를 높이고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경찰청이 개발한 SPAI는 미끼문자를 불법대출, 해외결제, 지인사칭 등 7종의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전화번호, URL, 카톡 ID 등 악성정보를 추출한다. 이후 악성정보와 유사 건수를 수치화한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통신사에 해당 악성정보에 대한 차단 요청까지 이어진다. 실제 SPAI를 도입한 이후 스팸문자 분류·추출 분석 시간이 기존 3시간 이상에서 30분 이내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싱사기 범죄의 시작점인 미끼문자를 이전보다 빨리 사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서울청 형사기동대 A 계장은 “매일 오전 내내 스팸 번호를 추출하는 수작업을 위해 인력을 투입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져 수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B 경사는 “자동화로 인해 추출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며 “이전엔 오전에 추출한 내용을 통신사에 전달하면 오후에 차단이 이뤄졌는데, 현재는 통신사 차단까지 오전 안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범죄 수법이 진화함에 따라 신규 데이터를 반영하고, 수사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스템을 보완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분석된 정보를 통신사로 수기로 전송하는 방식인데, 향후 통신사까지 자동으로 전송하는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조직이 매일 생성하는 보이스피싱 수단을 신속히 차단해야 국민이 입을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미끼문자 차단이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미끼문자를 지나치지 않고 ‘스팸신고’를 해주시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향후 치안 전략에 이같이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기술 활용을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치안정책연구소 등 전문가와 ‘데이터분석협의체’를 구성, 매월 각 기능과 시도청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수요조사를 통해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손쉽게 데이터를 활용해 치안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표준분석모델을 개발, 범죄예방 업무를 효율화하려고 한다.
또 수사와 관련해서도 수사 데이터를 활용한 범죄분석기법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경찰청은 △AI동향 및 환경 조망 △도입분야 △추진체계 △보안 및 윤리기준 등 내용을 골자로 한 AI 치안활용전략 수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데이터기반행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민관학의 협력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AI와 데이터 등 관련 연구개발을 활성화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미래치안환경에 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