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로바이옴, 건기식 사업 본격화...올해 첫 매출 실현 ‘방점’

by유진희 기자
2024.01.24 08:56:06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엔테로바이옴이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도전한다. 신약 개발이라는 최종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익성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신뢰도도 높여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 (사진=엔테로바이옴)
엔테로바이옴은 올해 1분기 호흡기 및 체지방 관련 건기식과 펫푸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개별인정형 건기식 출시 전 사전 붐업을 위한 한시적 식품 원료 제품들도 곧 상품화한다. 현실화되면 2018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원천기술을 기반해 창립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을 실현하게 된다.

기술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엔테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 중 질환과 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균종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 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이 이번 건기식 사업에 활용하는 균주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다. 앞서 엔테로바이옴은 극혐기성, 난배양성 균주인 인체 유래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의 체중 및 지방 무게 감소, 항염증 효과를 확인했다. 관련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비만 및 대사 장애 치료 효과도 입증했다.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 투여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오가니즘’(Microorganisms)에도 게재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체지방감소 건기식 국내 매출액은 이미 2018년(약 1293억원)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합성 바이오 소재와 달리 부작용 위험이 적어 건기식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도 적합하다”며 “펫푸드를 먼저 출시해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일반 건기식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기식 사업 부문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해 회사의 캐쉬카우(현금창출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해 신약 파이프라인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 (사진=엔테로바이옴)


실제 그간 특허권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와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의 경쟁력 강화와 지적재산권 확보에 힘썼던 엔테로바이옴은 본격적인 임상에도 착수한다. 현재 아토피, 비알콜성간질환(NASH), 탈모 등의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다.

올해는 우선 아토피 치료제 임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시장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엔테로바이옴은 본임상에서 어느 정도 데이터를 확보하면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전임상에서 안전성과 효과 등을 확인했으며, 1분기 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데이터 브리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 치료 시장은 오는 2026년 1793억 달러(약 24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앨러간, 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기존 시장은 염증을 완화하는 정도의 치료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은 국내외 기업과 협업도 강화해 조기에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최근 종근당바이오(063160) 등과 협업에 나섰으며,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 등의 상업화를 위해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투자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은 설립 3년 만인 2021년에 시리즈 B까지 총 18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240억원이다.

서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이미 미국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상용화에도 성공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이 치료제뿐만 아니라 건기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 건강 증진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