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분향소에 촛불집회도…추모로 붐비는 시청역 일대
by권효중 기자
2022.11.05 16:43:34
5일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 추모 인파 몰려
시청역 7번 출구 앞 ''추모 촛불집회'' 준비 한창
촛불행동, "尹정권 책임져야" 10만 집회 예고
숭례문~시청역 세종대로 하위 3개 차로 통제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가 선포한 일주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은 5일 마침표를 찍는다. 마지막 날인 이날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또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이태원 참사 추모를 위한 촛불집회’가 예고돼 시청역 일대는 추모 분위기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 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줄서 모여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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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는 오전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에 현장의 자원봉사자들은 몰려온 추모객들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자녀 손을 잡고 온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이들, 노인들까지 모두 국화꽃을 들고 자원봉사자의 통제에 따라 차례를 기다렸다.
주말인 만큼 지방에서 올라온 시민들도 있었다. 대전에서 온 직장인 차모씨는 “아는 동생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왔다가 이곳에 함께 들려보기로 했다”며 “분향소 (운영은) 오늘이 마지막이더라도 앞으로 잊지 않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시청광장 인근 시청역 7번 출구에는 촛불집회를 위한 무대 차량과 현장 지원을 위한 부스들이 마련됐다. 현장의 자원 봉사자들은 촛불집회 참여자들이 착용할 검은색 근조 리본을 만들고, 일찍부터 현장 정리에 나섰다. 현장을 중계하기 위해 온 유튜버들, LED 촛불과 방석, 담요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경찰은 시청역 일대에 기동대 20개 부대(1200명)를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경찰은 숭례문~시청역 세종대로 하위 3개 차로를 통제하고 있다.
전라북도 정읍에서 왔다는 집회 참여자 A(53)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하루하루 답답한 마음”이라며 “‘쌩쌩할 나이’의 젊은 사람들도 사고를 당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왔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 B씨 역시 “책임자가 회피한다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사고는 계속 반복되지 않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5일 오후 서울 시청역 7번 출구 앞에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 집회’를 위한 무대가 설치됐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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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의 단체인 촛불행동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현장 대처가 미흡했던 윤석열 정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정부가 참사의 원인을 숨김없이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법·제도적인 개선 대책을 만들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애초 광화문광장에서 집회 개최를 위해 사용을 신청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태평로 인근에서 10만명 규모로 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추모 메시지 작성을 시작으로 오후 5시부터 본 집회를 시작한다. 집회 현장에서는 원불교와 불교, 가톨릭, 개신교 등 각 종교에서 마련한 종교의식, 추모시 낭송과 추모 연주 등 문화행사도 함께 열린다. 또 서울뿐만 아니라 춘천과 수원,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지역 추모 촛불 집회를 개최한다.
한편 촛불행동에 반대하며, ‘맞불 집회’를 벌여온 신자유연대 등 보수성향의 단체들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에서 ‘추모 촛불 반대 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