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금융 영향 제한적…신용리스크 전이여부 관건"

by이은정 기자
2021.07.20 08:55:43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델타변이, 국내와 미연준 등 통화정책 정상화 단기 지연"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글로벌 주요국에서 확진자 수가 재차 급등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 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주요 신용 스프레드는 안정세를 보이는 등 경기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표=하이투자증권 제공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발 코로나19 재유행, 소위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다행히 금융시장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용 리스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제한적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지고 있는 인도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타 아시아 국가 베트남에서는 확진자 급증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역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대 이지만 다소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국내 역시 일일 확진자 수가 1200~1600명대의 불안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 가운데서도 주요 신용스프레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짚었다. ‘하이일드 채권 금리와 10년 국채 금리 스프레드’, 이머징 신용리스크를 대변하는 ‘JP Morgan EMBI 스프레드’도 큰 변화없이 안정세를 유지 중이란 설명이다. 다만, 안전자산 선호 부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이머징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의 금융시장도 대체로 안정적이란 평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베트남을 제외하고 인도, 대만 및 한국 증시는 상승 내지 보합권을 유지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증시 역시 예상외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우려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시장의 학습효과가 반영됐다고 봤다. 지난해 3월 팬데믹 발생(1차 대유행) 당시를 제외하고 2~3차 대유행 당시에는 금융시장은 물론 신용시장 내 큰 동요가 없었다. 경기부양책 효과와 백신 기대감이 일부 작용했지만 코로나19 재유행이 1차 대유행처럼 경제활동을 중단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이란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결국 델타 변이 바이러스 발 재유행 역시 경제 정상화 시점을 다소 지연시키는 정도일뿐 경기 정상화 사이클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통계의 신뢰성 논란이 있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인도마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음도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델타 변이 불확실성이 미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금융시장과 신용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파월 의장이 물가 급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상황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드니에 내려진 봉쇄령이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으로 인해 호주중앙은행(RBA)이 9월 채권매입을 축소(테이퍼링)하려던 계획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 재개 지연이 3분기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는다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동시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국내를 포함해 미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를 단기적으로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