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과세 안돼"…美재계, `최대 10% 디지털광고세` 주정부 제소

by이정훈 기자
2021.02.19 08:13:13

美상공회의소·인터넷기업협회 등 메릴랜드주 법원에 제소
"인쇄광고 아닌 디지털광고에만 차별적 과세, 일종의 징벌"
메릴랜드주, 디지털광고세로 한해 2770억 초과세수 기대
코네티컷·인디애나주 등 디지털광고세 도입 확산 선제대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가 최초로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의 디지털 광고 수익에 대해 최대 1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하자 미국 기업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연방법원에 차별적인 과세를 금지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상공회의소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소속돼 있는 인터넷협회 등이 공동으로 메릴랜드주 연방법원에 세금 부과를 못하도록 막는 금지소송을 냈다. 이들 재계 단체들은 “메릴랜드주가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광고 수익에 대한 과세는 전자상거래업체들에게만 매기는 차별적인 과세”라며 “이를 금지한 연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디지털 광고세는 인쇄 광고가 아니고 디지털 광고에만 부과하는 일종의 징벌적인 과세”라고 주장하면서 “이로 인해 소비자 비용이 늘어나게 돼 기업과 고객과의 연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이는 해당 주민이나 중소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릴랜드주가 도입한 디지털광고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본 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함으로써 줄어든 주 세수를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다.

주정부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업체들이 주 내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배너광고나 검색연동형 광고 등 디지털 광고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에 최대 10%까지 세금을 매기게 된다. 세율은 2.51%지만, 해당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액에 따라 세율은 달라진다. 특히 글로벌 연간 매출액이 15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의 경우 디지털 광고에 대해 10%에 이르는 최고세율이 부과되도록 하고 있어,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이 최고세율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세금이 실제 부과되면 한 해 최대 2억5000만달러(원화 약 2770억원) 정도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메릴랜드주 외에도 코네티컷주나 인디애나주 등에서 이 같은 디지털광고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미국 재계 단체의 제소는 이 같은 전국적인 과세 도입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도 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