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과의 협상은 시간낭비"…美국무장관 애둘러 폄하

by김형욱 기자
2017.10.02 09:34:22

틸러슨 北 대화 시사 발언 하루 만에 트윗 남겨
김정은 리틀 로켓맨 폄하… "힘 아껴 할일 하자"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간낭비’라고 폄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윗 계정에 “우리 훌륭한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과 협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해줬다”는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유엔 총회 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말했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빗댄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렉스, 힘을 아껴둬라.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5년 동안 로켓맨에 친절하게 대한 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클린턴도 부시도 오바마도 실패했다. 왜 우리도 그래야 하는가. 난 실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 트윗은 틸러슨이 전날 북한과의 대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폄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루 전 틸러슨 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 후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있으며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트럼프와 틸러슨의 대북 온도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가 올 8월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언급했을 때도 틸러슨은 “새로운 위협은 없다. 밤에 잘 자면 된다”며 대통령의 긴장 고조 발언을 경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토대로 트럼프와 틸러슨이 이른바 ‘채찍과 당근(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 bad cop good cop)’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의 계정에 올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관련 글. (출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