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앙은행 23조원 달러 헤지…페소화 한달래 최고

by김형욱 기자
2017.02.22 07:36:01

뉴욕외환시장 달러-페소화 최근 한달 추이. WSJ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멕시코 페소화가 한달만에 최고수준까지 급반등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처음으로 200억달러(약 23조원) 헤지 프로그램 시행 계획을 발표한 여파다.

달러-페소 환율은 21일(현지시간) 오후 3시4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 내린 달러당 19.9740페소에 거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 만큼 페소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1차로 다음달 6일 10억달러 규모 헤지 프로그램을 현지 시중은행에 공급한다. 시중은행은 이 프로그램을 다른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은 나중에 페소화로 상환 가능하다.



즉 멕시코 중앙은행이 현 시세의 달러로 미래 시세의 페소를 사들임으로써 페소 가치를 방어한다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을 건드리지 않은 채 선물시장에 달러를 파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의 스왑 프로그램과도 비슷하다. 멕시코는 앞선 지난해 2월과 올 1월에 보유 외환(달러)을 팔아치우는 방식으로도 페소화 방어에 나선 바 있으나 외환보유액이 고갈되는 단점이 있다.

뉴욕 웰스파고증권의 통화 애널리스트 에릭 넬슨은 “이 계획은 그 빈도와 규모만 적당하다면 페소 가치를 계속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추세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페소화에 힘을 실어줄 순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지난해 11월 국경장벽 설치, 관세 부과 등 반(反) 멕시코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당 18페소 중반에서 올 1월 중순 23달러 직전까지 그 가치가 급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