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개발" 외친 후보 대거 당선..들뜨는 부동산시장
by정수영 기자
2014.06.05 07:30:42
지방선거 이후 시장 판도는?
삼성동~잠실 개발 탄력..호가 오르고 매물 실종
수도권 GTX사업 본격화..의정부·파주·양주 기대감 ''솔솔''
| △6·4지방선거 과정에서 교통 개선 등 개발 공약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선거 이후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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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개발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재선으로 경전철 사업과 뉴타운 출구전략 등 기존에 추진해온 사업들이 연속성을 갖게 됐다. 수도권에선 GXT(광역급행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지방에선 당선자들이 공약으로 내건 교통 개선 및 구도심 개발 계획들에 밑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다만 선거와 상관없이 추진하는 주택 임대소득 과세 등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시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선거 결과보다 국내외 경기 회복 속도가 시장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6·4 지방선거 이후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강남구 삼성동 일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당선인은 지난 4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운동장 일대 약 72만㎡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후 이 일대 부동산시장은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들떠 있다.
삼성동 풍림1차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발표 당시 시세가 5억60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집주인들이 6억원 이상으로 올려 부르고 있다. 삼성동 래미안1차 전용 84㎡도 최근 두달 새 8억5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그마저도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삼성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려던 세입자들이 호가가 오르자 다시 전세로 눌러앉는 분위기”라며 “다만 오래된 소형 주택들의 경우 매맷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오른 가격에도 매매가 이뤄지면서 시세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선거 이후 용산 역세권 개발도 관심사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로 함께 묶여 있던 서부이촌동은 용산 철도정비창과 별도로 재정비될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과거와 같은 통합 개발은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펴왔다. 서울시는 이미 서부이촌동 재정비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시행, 내년 2월까지 맞춤형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서부이촌동과 별도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도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51만㎡나 되는 땅 덩어리를 한꺼번에 통합 개발하느니 차라리 쪼개 개발하는 게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용산 철도정비창 토지주인 코레일도 매각이나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민 주거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박 시장은 임대주택 8만호 추가 공급, 2~3인용 소형주택 20만호 공급 지원, 전·월세 가격 안정을 위한 표준계약서 및 표준임대료 공시제도 도입, 주택바우처(주거급여제도) 예산 10배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관건은 예산 확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8만호 임대주택 건설사업도 재정 부담 등으로 힘든 점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주거권이 보장되는 임대주택 개발이 관건인데, 중앙정부와의 협조가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교통 개선 공약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었다. 당선인들도 대부분 관련 공약을 대거 내걸었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남북 균형 발전과 GTX 사업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경기 북부권인 의정부·파주·양주·포천 지역 주민들은 기대감이 높다. 북부지역 도로와 철도 인프라 확충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GTX의 경우 처음부터 경기도가 정부에 제안했던 사업으로 ‘일산~수서’ 노선이 파주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GTX가 개통되면 경기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30분 안에 진입할 수 있어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인천에서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GTX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구도심 도시 재생사업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도 SOC시설 투자(신공항·KTX 등 교통 개선)와 도청 이전(충남·경북) 등 개발 호재가 다양하다. 세종시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아직까지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경부고속도로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수혜지역인 용인·안성·천안 등지의 부동산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선거 이후 광역단체간 이견으로 다툼이 우려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과 대구·경남 지역이다. 부산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가덕도’를 동남권 신공항 부지로 내세운 반면 대구와 경남에선 ‘밀양’을 적격지로 주장해 지자체간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라남도는 호남선 KTX가 나주역을 경유한다는 공약이 지켜질 경우 이 일대 부동산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중앙정부의 지원 등도 관건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GTX나 KTX 등 교통망 건설사업은 주변 부동산시장에 대형 호재이지만, 정부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하고 광역단체간 또는 중앙정부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무턱대고 투자를 하거나 집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