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08.04.23 09:29:33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서울 태평로 본사빌딩을 최대주주인 대한생명에 매각하고, 대신 한화증권빌딩을 매입해 12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제일화재(000610) 인수전에 대비한 실탄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러나 "대한생명의 한화손보 사옥매입은 한화가 대생을 인수할때 이미 문서상으로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며 "한화손보가 확보한 여유자금은 제일화재 인수와는 상관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화손보는 최대주주(60.1%)인 대한생명에 자사빌딩을 2850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여의도 한화증권빌딩을 1688억7000만원에 매입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매각 매입대금 차이를 고려하면 한화손보로서는 1161억여원의 유동성이 확보된 셈이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한화그룹측은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한 비상장사들이 나서서 제일화재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확보된 한화손보 자금이 녹아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한화손보측은 부인하고 있다.
한화손보측은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보험 지급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사옥을 팔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매각대금으로 한화증권 건물을 사들인데 대해서는 "사옥취득을 통한 안정적 경영활동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 21일 한화건설을 중심으로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가 참여해, 제일화재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화손보나 대한생명이 제일화재 인수주체로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대생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데다 상장사가 인수에 나설 경우 주가하락 등의 부담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