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M&A 누가 나서나?

by윤진섭 기자
2007.11.23 12:52:58

27일 인수의향서 접수..후보군 윤곽 드러날 듯
10여 곳 후보군으로 거론돼, M&A 흥행은 미지수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쌍용건설(012650) 인수전 후보는 누구?

오는 27일 쌍용건설 M&A의 첫 단추인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된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 인수 희망 업체들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7일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아 인수 후보군(short list)을 선정한 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본 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내년 2월 정해진다.

업계에선 쌍용건설 M&A와 관련해 10여 곳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할 뿐 실체가 드러난 곳은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고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등 재무적 투자자도 확보해 놓고 있다. 

제3자 후보군으로는 대한전선(001440), STX그룹, 동양제철화학, LIG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동양그룹, 한화그룹, 애경그룹, 포스코건설, LG, 신세계(004170)그룹, 대성그룹, 오리온, 이랜드그룹 등이 꼽힌다. 여기에 일부 해외투자자, 국내 사모펀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한전선은 레저·건설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 때문에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회사는 최근 계열사인 트라이브랜즈를 통해 토목 1군 건설업체인 명지건설을 인수했다. 쌍용건설까지 인수할 경우 레저, 건축, 주택, 토목을 고루 갖춘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전선이 최근 대경기계 인수와 관련해 남광토건(001260) 주식 468만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쌍용건설 인수전 참여 대신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커온 STX(011810)그룹도 꾸준히 거론돼 온 후보다. STX그룹은 극동건설 인수를 위해 웅진그룹과 막판 경쟁을 벌였었다. STX그룹은 중국,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해외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춘 쌍용건설이 매력적인 M&A 대상이다. 그러나 최근 담수플랜트 관련 기술 유출 논란, 노르웨이 크루즈업체인 아커야즈 인수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게 부담이다.

GS그룹과 분리된 이후 건설사가 없는 LG그룹이나 건영을 인수한 LIG그룹도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LG그룹의 경우 ㈜LG가 100% 지분을 보유한 서브원이 쌍용건설 인수 주체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GS그룹과의 5년간 동종업종 진출 금지 협약 등 걸림돌이 많아 서브원을 중심으로 자체 건설역량 강화로 선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A의 큰 손 두산(000150)그룹도 건설사 M&A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이 최근 중견 건설사인 S사 대주주 지분 인수를 타진했었다는 점에서 쌍용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밖에 자금력이 탄탄하고 건설업 진출 의지가 강한 동양제철화학(010060)이나 대성그룹도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고, 효성그룹이나 동양그룹도 극동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반면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던 계룡건설산업은 일찌감치 포기를 선언했고, 하이마트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유진그룹도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나 후보군은 많지만 쌍용건설 M&A가 대우건설 사례처럼 뜨거운 인수 경쟁을 벌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캠코 등 채권단 지분(50.07%) 가운데 24.72%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우리사주조합이 갖고 있고, 우리사주조합도 이를 발판으로 종업원지주회사 전환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우리사주조합이 캠코가 추진 중인 최고가 매각에 부담을 느껴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조합은 지분 18.21%를 확보한 주요 주주로 남게 된다. 결국 제3자가 쌍용건설을 인수하더라도 우리사주조합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이상 100% 경영권 행사에는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