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다시 올랐는데…6월에도 은행 가계대출 상승세

by정두리 기자
2023.06.25 14:06:17

22일 기준 5대은행 가계대출 5월말보다 6050억 증가
주담대는 4천834억↑…신용대출도 8개월 만 반등
한은 내부선 가계대출 반등 조짐 경고 계속 나와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연초대비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조짐이다. 최근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소폭 상승세지만 이달 들어서도 5대 은행에서만 가계대출이 6000억원 이상 늘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162억원으로 5월 말(677조6122억원)보다 604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인 4월(677조4691억원)보다 1431억원 늘어 1년 5개월만에 처음 전월대비 증가한 바 있다. 이달 말까지 남은 영업일을 감안하면 두달째 증가가 사실상 확살시된다. 증가 폭도 눈에 띄게 커질 전망이다.

세부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0조1596억원)이 전월대비 4834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잔액 109조7766억원)도 1035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전월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해 10월(1조932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올해 3월까지 계속 줄다가 4월과 5월에 전월대비 각각 2조3000억원, 4조2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 통계에서도 은행·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4월 8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최근 가계대출은 금리가 다소 올랐는데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5대은행의 2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4.03~6.101%다. 한달 전인 5월 22일(3.71~5.54%)과 비교하면 하단 기준으로 0.320%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같은기간 하단이 3.97%에서 4.23%로 0.236%포인트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월말부터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작년처럼 치솟던 상승세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 사이에 ‘길어봐야 1년 안에 금리가 낮아질 것’ 등의 예상이 굳어지면서 대출 금리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가계대출 반등 조짐에 대한 걱정과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은이 지난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1분기 48.1로 작년 4분기(46.0)보다 상승했다. 2007년 4분기 이후 장기 평균(39.4)과 비교해도 높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4월 이후 가계대출이 다시 늘면서 금융불균형 축소가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오는 9월 이후 이자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까지 단계적으로 종료되면 한계에 이르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은행은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과 잠재 신용손실 현실화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과 자본금 적립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