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 토크]성세환 "'메콩강 경제벨트'로 순익 1조 시대 연다"
by이성기 기자
2015.11.16 09:02:51
성세환 BNK금융 회장 인터뷰
베트남을 ''동남아 공략'' 거점으로
지방은행 첫 자산 100조원 돌파
|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이 15일 부산 문현동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글로벌 사업 확장으로 순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부산=김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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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승관·이성기 기자]“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베트남 정부 관료, 관계자들과 마신 폭탄주 수만 해도 수백 잔은 될 겁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다른 나라와 달리 ‘관계’를 중요시하죠. 중국 유교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대화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게 먼저고 비즈니스는 그 다음이죠. 한국 문화와도 유사성이 많습니다. 베트남 총리와 수차례 만나며 마음을 열기까지 노심초사했습니다.”
지역의 대표 금융기관을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수익 창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은행업과 캐피털업을 중심으로 잠재 수요가 높은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안정적인 금융 네트워크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부산 문현금융단지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성세환 회장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BNK그룹의 비전과 포부에 대해 설명했다.
성 회장의 눈은 세계로 향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 개설한 첫 번째 해외 영업점인 부산은행 중국 칭다오 지점은 개설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 8월에는 위안화 영업 예비 인가도 받아 중국 진출 국내 기업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베트남 호찌민 대표사무소는 베트남 총리가 두 번이나 지원 의사를 밝혀 곧 인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미얀마 양곤 대표사무소는 현지 금융환경에 대한 시장조사와 함께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투자활동을 지원할 예정이고 인도 뭄바이 대표사무소 개소도 추진 중이다.
중국을 글로벌 진출 허브로 해 메콩강 경제 벨트 구역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는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은행과의 제휴나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객관적인 지표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9월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업체 다우존스의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아시아퍼시픽지수에 편입됐고 글로벌 금융 월간지 ‘더 뱅커’가 선정하는 세계 250대 안전은행에도 포함됐다. DJSI 편입은 같은 산업 내 최고 수준의 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신한금융·KB금융 등 대형 금융지주사만 편입돼 있다. 안전은행 순위에서도 178위를 차지해 KB금융(167위), 신한금융(171위)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성 회장은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탁월한 경영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큰 동남경제권을 주된 영업구역으로 지역밀착경영이라는 차별화 경영 전략을 추진한 결과”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우수한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알릴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방은행 금융지주 최초로 총 자산 1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5년 뒤 인 2020년엔 자산 140조원, 당기순익 1조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지난 6월 경남은행의 완전 자회사 편입 후 시너지 제고에 심혈을 기울여 온 성 회장은 부산 남구 문현동 시대 1주년을 맞아 그동안 숨 가빴던 과정을 소개했다.
올 3월 사명을 ‘부산과 경남의 만남’ 등을 상징하는 BNK금융으로 변경해 지역영업망을 구축했다. 지난 2011년 3월 지방은행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BNK금융은 이제 총 자산 101조원(2015년 6월 말 기준)·임직원 수 8000명 규모의 국내 5위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의 올해 상반기 수익은 1400억 원 이상인데 이는 전체 인수 비용 대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지금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투 뱅크 체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호 출혈적이던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두 은행 모두 자기 은행을 거래할 때와 같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자동화기기도 공동으로 운영해 관리비용 절감과 고객편의성을 한층 높였다”며 “신용카드와 IB(투자은행) 부문에서 매트릭스 체계를 구축해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핀테크 관계 기관과 함께 협력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개소한 ‘글로벌 핀테크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핀테크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태블릿 브랜치’를 올 연말까지 전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하고 모바일 뱅크인 ‘B뱅크’(가칭) 설립도 준비 중이다. 성 회장은 “ICT, 통신과 유통, 게임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통해 기존 금융기관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차별화 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B뱅크’를 시작해 고객서비스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혁신성 평가에서 부산은행이 2회 연속 1위를 차지한 일도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성 회장은 “지난해 11월 체계적인 금융혁신을 위한 전담조직인 ‘혁신금융 테스크포스(TF)팀’을 은행장 직속 전담 조직으로 설치했다”며 “혁신금융 총괄 콘트롤타워로서 기술금융 확대 부문·금융관행 혁신 부문·행복한 금융 부문 등 3개 사업 부문으로 구분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런 다각적인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금리와 저성장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한 금융 여건에 대해서는 수익성 중심의 영업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내실 경영’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 회장은 “자산 성장률은 낮추되 수익성 중심의 영업과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춘 내실경영 강화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다”며 “핵심 예금 증대를 통해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는 한편 사전적인 건전성 관리와 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소매금융 중심의 여신영업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영 전략 또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성 회장은 “미국 금리 인상 전망과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국내 내수침체 지속 가능성 등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 변동 예측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앞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방위적인 관계금융 추진으로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