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호도, 일본 광고업계 통합 가속화

by김윤경 기자
2002.12.03 10:15:44

[edaily 김윤경기자] 일본 2위의 광고업체인 하쿠호도가 2개 광고업체와 제휴키로 하면서 총 6조580억엔에 달하는 일본 광고업계의 통합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3일 보도했다.

하쿠호도는 일본 5, 6위의 광고업체인 다이코애드버타이징, 요미코애드버타이징과 제휴를 맺기로 합의했다. 3사는 내년 가을까지 홀딩컴퍼니(지주회사) 하에 미디어 구매 에이전시를 둘 방침이며 빠른 시일내에 상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분관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3사의 제휴로 탄생하게 될 새로운 그룹의 가치는 1조엔을 상회, 덴츠에 이어 일본내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 시장에서는 8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쿠호도는 이미 일본내 2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광고수주는 덴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덴츠는 1조7890억엔의 광고를 수주했으나 하쿠호도의 광고수주는 7220억엔에 불과했다.

덴츠의 전체 광고시장 점유율은 24%이며 특히 TV 광고시장의 37%를 차지, 16.5%를 점유하고 있는 하쿠호도를 크게 제치고 있다.

하쿠호도는 제휴를 통해 TV 광고시장의 22%까지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애널리스트들은 하쿠호도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활동이 미약했던 외국계 광고업체들의 진출을 도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SBC 도쿄의 애널리스트 고바야시 히로아키는 "일본내 점유율을 높이길 원하고 있는 외국계 광고업체들은 하쿠호도의 제휴를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쿠호도의 제휴가 덴츠의 독식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소형 광고업체들의 생존을 도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일본 광고시장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덴츠의 시장 독점적 위치는 더욱 공고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 도쿄의 애널리스트 나카코 고타는 "덴츠가 기업을 공개한 이후 더 공격적이 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외국계 광고회사들은 일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일본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하쿠호도는 TBWA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인터퍼블릭은 다이코의 지분 20%를 확보하고 있다. 요미코는 베이츠, 사치&사치와 제휴를 맺고 있다.

덴츠는 올초 세계 4위의 광고업체인 프랑스의 퍼블릭의 지분 15%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