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잘 나가는 삼성전자..코스피 왜곡?

by김경민 기자
2012.05.06 15:07:33

삼성전자 제외한 코스피 시총 감소세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도 한국 기업중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지자 일부에서는 코스피가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종목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덩치 큰 삼성전자가 잘 나가면서 시장 전체가 오르는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4일 기준 시가총액은 200조3271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7일 200조원대를 돌파한 이후 내내 20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정확히 1년 전인 2011년 5월 4일 시총 134조7780억원에 비해 48.6%나 급증한 수치다. 100만원에 못 미쳤던 주가는 136만원까지 올랐다. 지난 2일에는 141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코스피 시총은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가 아닌 종목들의 차별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시총은 작년 5월4일 1088조2890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총 규모는 13.2% 줄어든 944조3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코스피시장 내에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일 년 전 13%대였던 시총 비중은 현재 17.3%까지 확대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나친 우려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비중을 봤을 때 시총 규모는 적절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은 20조원을 웃돌고, 코스피 순이익은 110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예상대로 된다면 삼성전자 순이익의 시장대비 비중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시총 비중은 과도하지 않은 편이라는 평가다.

그는 "횡보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전체 PBR에 수렴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앞으로 횡보장세가 지속하더라도 밸류에이션의 쏠림은 해소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쏠림이 피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과 같이 시장의 탄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같이 버틸 수 있는 대형주가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