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10.01.15 12:00:00
패스트 패션족 對 슬로 패션족… 그녀들이 ''사는'' 법
[조선일보 제공] 공장에서는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원피스를 쏟아냈고, 소비자들은 인터넷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새 옷을 샀다. '패스트 패션'은 그렇게 지난 10여년 동안 패스트 푸드보다 무섭게 성장했다. 이 패스트 패션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작년 9월 영국의 국제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은 '슬로 패션' 캠페인을 벌이면서 "한 벌을 사도 오래 입는 제품을 고르고, 못 입는 옷은 필요한 지역에 나눠주자"고 주장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왕이면 친환경 소재 옷을 고르고, 한 번 구입하면 여러 번 수선해 오래도록 입는 '슬로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제 옷은 한 사람의 성향(性向)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유행에 민감한지, 정치에 예민한지, 미래지향적인지, 현실적인지 궁금하다면 그가 어떤 상표의 옷을 즐겨 입는지만 봐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www.gmarket.co.kr )에 따르면, 소위 '패스트 패션'족(族)의 평균 나이는 21.4세. 2008년까지만 해도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옷을 샀지만, 2009년엔 일주일에 1.5건으로 쇼핑 횟수가 늘어났다. 사는 횟수에 비하면 환불·교환은 적은 편이다. G마켓 이애리 여성의류 팀장은 "패스트 패션족은 맘에 안 들면 금세 다른 옷을 사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 건수도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 업체에서 남녀 네티즌 13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실제로 응답자의 43%가 "작년 1월보다 올 1월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더 많이 사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옷을 사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고(57%) 종류가 다양한 데다(22%) 마침 유행하기 때문(19%)이다. 즉흥적인 쇼핑이다.
트렌드 컨설팅 업체 '에이다임'은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우리나라 '스파오', 스페인 '자라', 영국 '프리마크'와 '톱숍', 일본 '유니클로', 미국 '포에버 21' 같은 중저가 의류를 꼽았다. 모두 일주일에 2번가량 신제품을 쏟아내는 '패스트 패션'의 대표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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