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新명물)문화시민의 자부심 `광화문 광장`
by온혜선 기자
2009.11.18 09:25:40
세종대왕 동상 등 볼거리 `풍부`
안전문제·편의시설 부족은 개선해야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영화 `로마의 휴일`로 알려진 로마의 스페인광장, 미국의 정치와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징물로 가득찬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광장` 등은 단순한 광장이 아니라 각 도시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에는 `광화문 광장`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월1일 서울의 중심거리인 세종로에 `광화문 광장`을 개장했다. 분수와 넓은 마당, 물길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서울의 새로운 `상징`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광화문 광장`이 들어서기 전 광화문은 인근 삼청동이나 인사동과 달리 주말이면 썰물 빠지듯 텅텅 비는 곳이었다. `광화문 광장`은 이 같은 도심 풍경을 바꿨다. 청계천에 이어 서울 한복판에 또 다른 시민 휴식공간이 조성되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방법은 2가지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된 지하통로를 이용하거나 광장 양편에 설치된 횡단보도를 건너면 된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연결된 지하통로에 설치된 `해치마당`은 광장에 가기 전부터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을 상징하는 `해치` 조형물을 비롯해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를 마실 수 있는 시음대, 공사도중 발굴된 `육조거리` 토층 원형이 전시돼 있다.
지하 통로를 지나 지상에 올라가면 광화문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종로 16개 차로 중 중앙 6개 차로를 합쳐 폭 34m, 길이 557m 규모로 조성된 광화문 광장의 총면적은 약 1만9000㎡ 정도. 서울광장의 1.5배 수준이다.
광화문을 오랜 시간 지켜온 이순신 동상 양편에는 이순신 장군이 12척으로 133척의 왜적을 격파한 명량해전과 23전 23승을 표현한 `12.23분수`가 있다. 맑은 날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동상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지난 10월9일 첫 선을 보인 세종대왕 동상은 광화문 광장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높이 6.2m, 폭 4.3m에 무게 20t 규모로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있다.
왼손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펴 들고 오른손은 가볍게 올린 형태의 좌상으로, 훈민정음을 온 백성에게 널리 알리고 쓰도록 장려한 대왕의 온화한 모습을 형상화했다.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는 대왕의 업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해시계, 측우기, 혼천의 등 각종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동상 지하에는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전시공간 `세종이야기`가 있다. 전시 공간은 KT건물과 세종문화회관과 연결돼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광장의 양측면을 따라 365m를 흐르는 `역사물길`의 바닥에는 1392년 조선개국 때부터 2008년까지 일어난 주요 사건이 새겨져 있어 역사공부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가을 내내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던 `플라워 카펫`은 추운 겨울 날씨 탓에 지금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서울시는 플라워 카펫이 있던 자리를 중심으로 6900㎡규모의 아이스링크를 조성, 오는 12월15일부터 내년 2월15일까지 운영한다. 봄이 오면 다시 꽃으로 수놓은 플라워 카펫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이순신 동상과 12.23 분수, 광장을 따라 흐르는 `역사물길`, 가을까지 아름다움을 뽐내던 `플라워 카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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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은 도로 복판에 위치한 탓에 끊임 없이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개장 초기에 차량이 광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사고 방지를 막기 위해 석재 안전방호 울타리를 광장 주변에 설치했지만 무릎 높이에 불과해 사고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불시에 도로로 뛰어드는 아이들을 막기에도 역부족이다. 때문에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시민들은 안전 문제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부족한 편이다. 서울시는 광장 둘레에 쉼터와 그늘막도 추가로 설치했지만 광화문 광장에 몰려드는 시민들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광화문 광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여러가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려다 보니 공사판이 벌어지는 일도 잦다. 계절에 맞춰 꽃을 심거나 스케이트장을 만들려고 분주한 탓에 모처럼 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공사판만 보고 돌아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광장을 꾸미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폭 17.5m, 길이 162m 규모의 플라워 카펫에 개장 당시 꽃 22만여송이를 심었다가 지난달 가을꽃 교체 작업으로 1억20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서 논란을 빚었다.
개장 첫달부터 두달간 사용된 광화문광장의 유지관리비는 인건비 1억3670여만원을 포함해 총 3억6700만원.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서울시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좀더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화문광장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10월 이후에는 전기료, 수도요금 등이 감소해 소요 비용이 월 27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