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6.12.06 09:59:24
송도국제업무단지 상징성 큰 ATT 빌딩 대우건설로 넘어가
게일사 ''수주경쟁 불가피'' 입장에 포스코건설 ''섭섭함'' 토로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의 쌍두마차로 찰떡궁합을 자랑해오던 미국 시행업체 게일사와 국내 파트너인 포스코건설이 삐걱대고 있다.
이 지역을 내심 텃밭으로 여겨왔던 포스코건설이 대형사업 수주에서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 안팎에선 사업 파트너인 게일사에 대해 '섭섭하다'는 소리는 물론 '이러다 팽 당하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게일과 포스코건설 사이의 불협화음은 지난달 15일 대우건설이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ATT(Asia Tread Tower) 센터 공사를 수주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총 2700억원 공사비가 투입돼 지어질 아시아트레이드 센터는 65층 규모로 호텔, 백화점, 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송도국제업무단지의 랜드마크사업이다. <2006년 11월 16일 '대우건설-포스코건설 상대방 텃밭 도전장' 기사 참조>
이 사업은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7대 3 비율로 조인트 벤처를 구성해 수주했다. 당초 포스코건설은 이 사업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단독수주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시행사격인 모건스탠리가 공사비를 낮게 책정하고, 대우건설이 이 금액에 맞춰 공사 가능 의사를 밝히면서 포스코건설은 불가피하게 단독수주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유치(3억5000만달러)를 이끌어내는 데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송도유한회사(NSC)의 지분 30%를 갖고 있는 포스코건설로선 당혹스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송도유한회사의 지분 70%를 갖고 있는 게일사가 이 사업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경쟁 입찰방식을 적용키로 하면서 포스코건설 안팎에선 '섭섭함을 넘어 게일에 대한 배신감이 들 정도'라는 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과 게일사는 2000년대 초 인천 송도경제특구 내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출범시킬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합작투자의 모범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가져왔다.
게일사가 송도 특혜시비에 휘말릴 때 포스코건설은 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적극 해명에 나서는가 하면 포스코건설 본사의 송도 이전을 결정, 투자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받았다. 아울러 외자 유치를 위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부지를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업에 사운을 걸 정도로 전력을 기울이는 데는 이곳에 들어설 주상복합, 아파트 2만6000여가구와 호텔, 병원, 학교,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 막대한 공사 물량 때문이다.
그러나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대형 프로젝트를 포스코건설이 수주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돈독한 관계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송도유한회사는 아시아트레이트 센터에 앞서 내년 초 분양할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아파트용지 20, 21블록의 시공권을 GS건설에 넘겨준 바 있다.
포스코건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게일사 입장에선 '송도에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쟁을 통해 시공비를 낮추는 게 수익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