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 보관 30일→180일…폐배터리 재활용도 쉬워져
by박태진 기자
2024.12.27 07:58:31
환경부,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폐식용유도 재활용…석유업체, 허가 없이 생산 가능
폐기물 처리업자 과도한 행정처분 기준 완화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폐태양광 패널의 보관 기간이 현행 30일에서 180일로 확대된다. 또 전기자동차 폐배터리를 분쇄한 가루는 폐기물이 아닌 원료 제품으로 유통돼 재활용이 보다 쉬워진다.
환경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폐기물 처리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업계의 부담을 줄여주고, 폐기물의 지속적인 순환 이용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재활용 사업장의 태양광 폐패널 보관 기간이 180일로 확대된다. 핵심 광물과 희소 금속이 많이 포함돼 있는 태양광 폐패널 보관 기간은 그간 30일로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태양광 설치가 늘면서 폐패널도 증가함에 따라 30일 내 처리하기 촉박하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그 기간을 180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 단지에서 폐패널이 대량 발생할 경우 보관 기간 내 처리가 어려웠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재활용 공정을 거치면서 유리, 알루미늄, 구리 등 핵심 광물 추출도 가능해졌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분쇄한 가루인 ‘블랙파우더’ 재활용도 쉬워진다. 블랙파우더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가의 희소 금속이 많이 포함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이를 재활용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블랙파우더는 그동안 재활용이 종료되지 않은 ‘중간 가공 폐기물’로 분류됐는데, 앞으로 재활용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에는 폐기물이 아닌 ‘원료 제품’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했다.
석유 등의 원료 물질로 쓰이는 폐식용유의 재활용 기준도 마련했다. 정유사나 석유화학업체가 폐기물 재활용업 허가 없이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은 폐기물 처리업자에 대한 과도한 행정처분 기준도 합리화했다. 보관 장소나 기간 규정을 어겼으나 시설 외부로 폐기물 유출이 없는 경우, 폐기물 수집·운반증을 부착하지 않은 경우 등 경미한 위반 사항은 1차 위반에 한해 ‘영업정지 1개월’에서 ‘경고’로 완화했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 개정은 현장 및 기술 여건을 반영해 폐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원순환분야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며 자원순환분야 개선 과제 발굴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