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5잔 커피 마시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by이순용 기자
2017.12.29 09:34:34
하루 3∼5컵의 커피 섭취가 동맥 경직도를 낮춘다는 사실 확인
국내 성인의 4분의 1이 하루 3컵 이상 커피 섭취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하루 3∼5컵 미만의 커피 섭취가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정도 분량의 커피 섭취가 말초혈관의 동맥 경직도를 완화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2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성은주 교수팀이 지난 2013년1월∼2015년12월 이 병원 종합검진센터를 방문한 성인(20∼70세) 2만2005명의 커피 섭취 빈도와 말초혈관의 동맥 경직도 간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성인에서의 커피 섭취와 동맥 경직도와의 연관성 분석)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성 교수팀은 하루 중 커피 섭취 횟수에 따라 네 그룹(1컵 미만ㆍ1컵 이상 3컵 미만ㆍ3컵 이상 5컵 미만ㆍ5컵 이상)으로 분류했다. 이어 각 그룹 간 상완-발목의 맥파 전달 속도 차이를 비교했다.
이 연구에서 커피를 하루에 1컵 미만 마시는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 성인의 32.5%(7142명)였다. 1컵 이상 3컵 미만을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 41.6%(9157명)로 가장 높았다. 3컵에서 5컵 미만 마시는 사람의 비율은 20.7%(4560명), 5컵 이상 마시는 사람의 비율은 5.2%(1146명)였다.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은 하루 3컵 이상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하루에 커피를 3컵 이상 5컵 미만 마시는 사람에서 남성 비율, 비만ㆍ당뇨병ㆍ고혈압ㆍ고지혈증ㆍ심혈관 질환 가족력 비율이 가장 높았다. 수축기혈압ㆍ이완기혈압ㆍ공복혈당ㆍ당화혈색소ㆍ총콜레스테롤ㆍ저밀도지질단백질 수치도 하루 커피 3컵 이상 5컵 미만 섭취 그룹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하루 3컵 이상 5컵 미만 마시는 커피가 이들의 건강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성 교수팀은 “남녀 차이는 있지만 하루 3컵 이상 5컵 미만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서 가장 낮은 상완-발목 맥파 전달 속도를 보였다”고 기술했다. 이는 하루 3컵 이상 5컵 미만 정도의 커피 섭취가 동맥 경직도를 완화시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상완-발목 맥파 전달속도는 혈류가 일정거리를 지나가는 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혈관경화도가 높을수록(혈관이 딱딱할수록) 맥파 전달속도도 증가한다. 나이가 들거나 고혈압ㆍ당뇨병ㆍ신부전증 등도 맥파 전달속도를 높이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에 포함된 페놀산ㆍ칼륨ㆍ카페인 등 다양한 물질이 동맥경화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고 여겨진다. 특히 카페인은 염증 반응을 완화시킨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성 교수팀은 ”커피 섭취와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현재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일관성은 없었다“며 ”다량의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 섭취 뒤엔 단시간 동안 말초혈관 저항이 높아져 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동맥 경직도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