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호 기자
2014.02.19 09:25:56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미국 지상파 ‘NBC 스포츠’의 쇼트트랙 해설위원인 아폴로 안톤 오노(31)가 여자 3000m 쇼트트랙 계주에서 연출된 중국 실격을 정확한 판정이라고 못 박았다.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의 클라스터 올림픽파크 아이스버스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쇼트트랙 계주 결승전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을 따돌리고 값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막판 2바퀴를 남긴 시점까지 중국과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반 바퀴 지점에서 그림 같은 대역전에 성공해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중국에 뺏겼던 금메달을 되찾아왔다.
중국은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마지막 주자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을 만한 ‘더티 플레이’로 실격 판정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중국 선수들이 대한민국 선수의 진로를 교묘하게 방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됐다. 중국 대표팀의 저우양이 주로를 벗어나지 않고 지능적으로 심석희의 진로를 방해했다.
이에 심석희는 자칫 넘어질 뻔했으나 위기를 극복하고 막판 역주로 한국에 귀중한 금메달을 선사해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리옌 중국 코치는 페널티 판정에 “이해할 수 없다. 저우양이 링크에 남아 막았다고는 하지만 상대선수와 2-3m 거리가 있었다. 내 생각에는 허용되는 움직임이었지만 판정은 진로방해였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반면 경기 뒤 당사자인 저우양은 스스로는 주로 방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역사에 길이 남을 헐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과 악연이 있는 안톤 오노는 ‘NBC 쇼트트랙 해설’에서 중국 실격을 내린 심판진의 판정이 옳았다고 언급했다.
안톤 오노는 “쉽지 않았겠지만 정확한 판단”이라며 심판진을 지지했다.
이어 안톤 오노는 “한국 여자선수들의 경기력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오늘 경기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치켜세웠다.
안톤 오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김동성이 자신의 주로를 방해하는 듯한 할리우드 액션을 취해 김동성을 실격시키고 금메달을 획득, 대한민국을 공분으로 몰아넣은 바 있다.
이번에는 쇼트트랙 계주에서 연출된 중국 실격을 정당화하며 한국 팬들 사이에서 기존의 ‘안톤 오노 악역’ 이미지를 조금 털어내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