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내 브랜드 가치를 가장 높일수 있는 방법은 □□□이다

by류성 기자
2019.07.13 20:21:39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9)내 브랜드 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이다.

내 나이 30대 후반, 나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3년간은 틈틈이 자기계발에 몰두했다. 이때 코치로서 가장 자부심을 갖는 CTI 인증 전문코치(CPCC) 자격을 취득했고,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A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취득했다.

이어서 성격 유형 검사 중 하나인 DISC 강사 자격과 교류분석(TA, Transactional Analysis)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또 성향 및 직업 검사인 버크만 검사와 성격 유형 검사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MBTI 기초 과정도 이수했다.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해서도 가볍게 공부했다. 그러면서 조직 변화에 심리학을 어떻게 접목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통찰과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전문코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칭 MBA’ 과정에 참여해 1년 동안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던 나는 선배 코치들과 공부하며,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까지 이래야 하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언제까지 이렇게 강의만 듣고 다닐 것인가, 이제 뭐라도 내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코칭 강의를 열심히 듣고 관련 지식을 습득한다 해도 진정한 내 것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들을 때는 의지를 다지고 뭔가를 실천해야겠다는 강한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책장을 덮거나 강연장을 나오면 그 감정은 점점 약해지고 다시 현실에 순응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시 현실에서 불만족스러운 감정이 고개를 들면 새롭게 마음을 다지기 위해 책과 강연을 찾는 일을 반복한다. 나 또한 그런 생활을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깨달은 것이다.

나는 코칭 MBA를 마지막으로 그렇게 열심히 하던 공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을 갖자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암묵지(暗默知)를 형식지(形式知)로 전환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름 아닌 ‘책 쓰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즉, 그동안 내가 배우고 경험했으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었던 지식을 책을 통해 외부로 표출함으로써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지식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침 나의 버킷리스트에도 ‘마흔이 되기 전에 책을 한 권 쓰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사실 내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데는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회사 다니면서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남는 시간을 활용해 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회사를 다니면서도 종종 코칭이나 강의를 하곤 했는데,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하거나 연차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하게 된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책 쓰기’로 결론이 났다. 책 쓰기는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 날 때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도 바로 책을 써 저자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 틈틈이 책을 쓰자.’

[사진 출처: Pixabay]
이렇게 결론이 나자 책을 써보자는 내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의지만 있을 뿐 무엇에 대해 어떻게 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또 ‘내가 원고를 쓴다고 출판사에서 받아줄까?’ 하는 걱정도 생겼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코칭에 대한 책을 써볼까 하고 끼적대다가, 또 한동안은 친구와 함께 공동으로 써보자고 의기투합했다가 하면서 성과도 없이 몇 달이 흘러가버렸다. 그 후 얼마간은 쉬고 싶다는 핑계로 특별한 목적 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다. 왠지 모르게 방전된 느낌이 들었고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한마디로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책이고 뭐고 만사가 귀찮았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회사 일 열심히 하면서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그 정도면 충분히 했다 아이가! 와 그렇게 인생을 피곤하게 사노? 이제 좀 쉬어라!’ 하고 내면에서 말하고 있었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데 대한 보상심리로 한동안은 편한 마음으로 책 읽고 영화 보고 사람들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계속 허전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미생’이라는 웹툰을 보다가 심장에 꽂히는 한 문장과 마주하게 되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정말 맞는 말이었다. 이 말에 자극을 받은 나는 바로 동네에 있는 한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때는 2013년 봄, 내 나이 서른아홉의 일이었다. 내가 이 시기에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때 등록한 헬스클럽이 나의 첫 번째 책의 소재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그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서 들려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