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1.03.20 14:45:05
도요타, 21일부터 생산 재개예정..여전히 불안
혼다, 14일부터 출하 정지..중국·북미에 영향
필리핀 완성차 시장도 생산 차질 불가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일본 대지진 사태로 도요타와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공장용 부품 출하가 불안해지고 있다. 일본 차 업체들은 해외 현지 공장 부품 중 상당수를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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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트라 및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 자동차는 해외조립용 부품의 생산을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나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도요타는 21일부터 해외공장용 부품의 생산을 재개해 해외생산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아직 조달이 불가능한 부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나고야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진 이후 조달부서에서 1~3차 부품 업체들의 피해 상황을 확인했지만, 반도체, 수지재료 등의 석유화학제품, 윤활제 등 주요 부품에서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역시 14일부터 해외공장용 부품 출하를 정지, 전 세계 공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고야 KBC는 아시아, 중국 소재 혼다 공장에서는 4월초 이후 북미 공장에서는 4월 중순 이후, 남미, 유럽 공장에서는 5월 초 이후 완성차 생산에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혼다는 북미지역에 변속기 관련 일부 부품, 전장부품 등을 출하하고 있다.
나고야 KBC측은 "작년에 유럽 반도체 업체의 IC공급이 중단돼 히타치제작소의 엔진제어장치(ECU) 납품이 지연되면서 닛산의 일본과 미국 공장에서 완성차 생산을 정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정전때문에 생산설비 조사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으며, 조업 재개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오모리현 소재 쓰가루 공장에서는 차량용 마이콤을 생산하고, 이바라키현 소재 나카공장에서는 내비게이션용 시스템LSI를 생산중이다. 반도체는 나노 레벨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면 가동은 빨라야 4월 중순은 돼야 할 전망이다.
아이치현에 있는 엔진부품 제조업체 역시 단독발주를 해왔던 후쿠시마 소재 베어링 업체가 피해를 입어 베어링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21일부터 도요타 엔진공장에 부품을 납품할 예정이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조업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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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트라측은 일본 자동차 부품업계의 조업중단으로 국내 부품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부품은 수개월이 소요되는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거쳐야 하고, 같은 부품이라도 모델별로 사양이 달라 일본 완성차 업체가 공급선을 바꾸기 어려운 것. 주문이 오더라도 품질 테스트와 사양을 조정하려면 3개월 이상 걸린다.
아울러 부품 국산화율이 90% 이상인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일본 부품 수급 부족으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비핵심 부품이라도 공급 차질이 생기면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트라는 일본 대지진이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 만만찮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필리핀에서 일본 주요 메이커들이 자국에서 부품을 수입,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판매하는 비율이 전체의 55%나 되기 때문이다. 수입차를 포함 일본 5대 메이커들의 필리핀 시장 점유율은 72%나 된다.
일본에서 5개의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는 도요타는 공급상황 점검에 들어갔으며, 조립생산을 하는 혼다와 닛산도 우려 섞인 입장이다.
필리핀 자동차 시장에선 지난 해 도요타와 미쓰비시에 이어 현대차가 시장점유율 3위, 기아차도 8위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