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10.06.28 09:45:21
불확실성 해소 Vs 구조조정 미흡 `팽팽`
대부분 "해외실적 기대되는 대형株는 관심둘만"
[이데일리 윤도진 기자] 지난 25일 발표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두고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기대감을 한껏 받고 있는 지금이 바로 차익실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할 정도로 투자 시계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불확실성 해소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추가 구조조정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다만 해외 시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형주의 경우 긍정적으로 접근할 만하다는 의견은 대체로 공통적이다.
구조조정 결과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본 기관은 대우증권. 이 증권사는 28일 건설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며 최선호주로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을 제시하고, 단기적으로는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을 추천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조조정 명단에서 제외된 중소 건설주의 경우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이제는 관심을 가져도 된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투자 매력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C·D등급에서 제외된 건설사들은 단기간내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주변 상황 악화로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건설 업황이 하반기에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우리투자증권도 향후 건설업종 주가 흐름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봤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결과 이후 건설업종은 단기 랠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그러나 그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해외 건설시장 동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주가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서는 다이와증권과 골드만삭스가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다이와증권은 "건설사들은 구조조정 노력과 점진적인 업황 개선 덕분에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수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조선 및 해운산업과 같은 경로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구조조정 대상)16개사가 전체 건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하지만 업계내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구조조정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주가 약세 흐름에 대비할 것을 주문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금이 팔때`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강하게 주문했다. 구조조정에도 불구,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축소(underweight)`를 유지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건설산업의 경쟁구도가 완화되고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이미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 하위 몇몇 업체의 퇴출로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건설산업에 대한 강력한 부양 의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4·23 대책의 보완책 정도만이 기대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건설업 주가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로 저점 대비 15~20% 이상 상승했지만 이제는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국내 마진율 하락 및 해외부문 경쟁심화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을 감안하라"고 조언했다.
하이투자증권, LIG투자증권 및 외국계 UBS증권의 경우 이번 3차 구조조정으로 인해 건설 PF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내세우며, 추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결국 해외 시장에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대형주로만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김열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업의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업종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해외 수주의 뚜렷한 증가세가 나타나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의 강도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건설업종 주가는 조정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사업에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실적 증가를 보여줄 수 있는 종목으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