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세계미술계의 징기스칸을 선언하다''

by노컷뉴스 기자
2010.06.08 11:36:00

백남준아트센터, <산으로 간 펭귄>전, 신예작가 위주 23명 참여


 
[노컷뉴스 제공] '징기스칸의 귀환'은 백남준이 비디오아트 작업을 한지 30년만인 1993년에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한 것이다. 벽면의 'Yellow Peril(황색 재앙)'은 몽골족이 세계를 제패한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백남준 자신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독보적인 존재임을 세계 미술계에 선언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백남준 아트센터가 마련한 <산으로 간 펭귄>전에서 '징기스칸의 귀환' 앞에 말타기 놀이기구를 배치함으로써, 어렵게만 느껴지는 백남준의 작품에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다(맨 위 사진).

1층에서는 ‘폿팉 Post eat'이라고 하는 아티스트 그룹이 공간 전체를 분해하고 재배열하여 백남준의 작품으으로 채워져 있는 공간에 새로운 개입을 시도한다. 백남준의 <코끼리 마차>작품은 '폿팉'이 그 작품 뒤에 벽면을 뚫어 화장지를 늘어뜨림으로써, 마치 코끼리가 벽을 뚫고 나온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재구성하였다(바로 아래 사진)


<산으로 간 펭귄>전은 모르는 길을 가는데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이를 향하여 끝까지 가보겠다는 결심을 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상설전을 개최하는 1층과 기획전 공간 2층 모두에서 진행된다.

센터 2층 기획전 공간의 흐름을 따라가면, 마치 토끼 굴로 조금씩 빠져드는 것처럼 첫 공간에서 마지막 공간으로 갈수록 공간과 작품들이 조금씩 어둡고 혼돈스러워진다. 첫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원통형 미끄럼틀은 유희적인 토끼 굴을 상징하는 동시에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안마노 작가의 영상작업은 일상적 도시 풍경을 조각내고 재구성한다. 손몽주 작가는 통로를 고무줄들로 뒤덮어 지나가는 관객들에게 마치 미지의 구멍으로 빠져 들어가는 환영을 불러일으키고, 마침내 전시장 중앙에 도달하면 어두운 공간 속에서 무너진 벽의 잔해들이 일상적 미술관의 전시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재난의 현장을 연출하고 있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이 보이는 재난의 현장 위에 신재희의 인터랙티브 영상이 그 잔해들을 살아 숨쉬도록 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인공위성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학자이자 작가인 송호준이 꿈꾸는 우주여행에 대한 계획안과 그 제작 도구들, 드로잉, 그리고 그 공간에서 일상적 죽음을 체험하게 하는 우라늄과 라듐으로 만들어진 장신구를 만날 수 있다. 죽음과 재난의 현장이 어우러진 미지의 공간의 탐구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기문이 만든 기념품 가게가 앞서 목격한 재난을 기념하는 여러 기념품들을 판매함으로써 재난을 희화화, 상업화한다.

참여작가 : 김기문, 김도균, 딴여자, 류진우, 문무왕, 문소현, 문진욱, 박승원, 베모, 손몽주, 송호준, 서중협, 신지희, 안마노, 윤돈휘, 이세리, 이지희, 장성은, 정재철, 정재철, 폿팉, 허수빈


전시기간:2010년 6월 5일 - 8월 22일
관람료 : 무료
문의:031-201-85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