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자영 기자
2009.07.29 09:48:26
실개천, 결로현상 등 문제심각
SH공사·시공사 문제해결 노력중
[이데일리 김자영기자] 입주 1년이 지난 은평뉴타운 1지구가 하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입주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장기간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입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급기야 입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입주자 모임 인터넷카페에서 하자 사진공모전까지 개최할 정도다.
이 사진전과 관련해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일부 집주인들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하자보수 문제를 외부에 알려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겠다는 대다수 입주민들의 생각에 이 같은 사진공모전까지 열게 된 것이다.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은 부상도 있다. 우선 우수작으로 선정될 경우 사업 시행사인 SH공사와 시공사 등에 공문을 발송하고 각종 언론에 노출시켜준다. 또 시행사인 SH공사와 시공사 인근에 특별 전시회도 열어준다는 게 공모전을 준비한 입주민들의 계획이다.
입주민들이 지적하는 은평뉴타운의 부실공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은평뉴타운을 흐르는 실개천이 대표적이다. SH공사는 분양 초기부터 실개천을 만들어 은평 뉴타운을 친환경 수변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개천은 물이 마르고 토사가 흘러내린 상태로 수초가 장대만큼 자라 흉물로 전락한지 오래다.
입주민들이 지적하는 또 다른 골칫거리는 `결로` 현상이다. 결로 현상은 대기 중에 있던 수분이 온도가 내려가면서 물방울로 맺히는 것을 말한다. 단지 내 지하주차장, 현관, 발코니, 화장실에서 결로 현상이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은평뉴타운이 유독 결로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는 산자락에 위치해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주자의 경우 차를 지하주차장에 장기 주차했다가 결로 현상으로 차 내부가 녹슬고 급기야 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을 인터넷 카페에 올려놓았다.
또 다른 입주자는 "집 내부에도 결로 현상이 심각해, 곰팡이 악취 때문에 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게시판에 토로할 정도다.
하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공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장에 상주하는 민원접수인원을 2명에서 6명까지 늘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 6월 말까지 받은 1년간의 하자 보수 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에는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역시 하자보수를 위해 입주자 동의서를 받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하자보수와 관련해 기술검토를 한 후 SH공사에 문의해 처리키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SH공사와 시공사간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하자보수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SH공사는 하자보수에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시공사를 질타했다. 현재 은평뉴타운 하자보수 문제는 SH공사의 마포권역 통합센터가 맡고 있다.
SH공사 마포권역 통합센터 관계자는 "은평뉴타운 하자보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측에 하자보수를 독촉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민원 업무만 폭주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은평뉴타운 입주민들은 사업시행사인 SH공사가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책임만 건설사에 떠넘기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현행법률에 따르면 시공사는 공사금액의 3%를 하자보수처리비용을 위한 하자보수보증증권으로 구입해야 한다. 은평뉴타운 1지구의 시공사들 역시 건설공제조합에서 증권을 매입해 SH공사측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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