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번지` 을지로입구역 대표은행 바뀌나

by정영효 기자
2009.07.22 09:37:07

하나은행 지하철역 광고 연장여부 고민
"역이 곧 랜드마크"..경쟁은행 관심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이번 역은 을지로입구역입니다. ○○은행으로 가실 손님은 이번 역에서 내리시기 바랍니다."

`은행 1번지` 명동의 관문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의 객차 안내방송 광고의 주인이 바뀌게 될 지 관심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 연말 또는 내년초로 계약기간이 마감되는 을지로입구역의 광고 계약을 연장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7년 이후 이 역의 주요 광고를 차지해 왔다.

현재 하나은행은 객차 내 안내방송 광고를 비롯 스크린도어 광고 3곳, 와이드컬러 광고(역사 벽면의 대형광고) 3개소, 하나은행으로 향하는 출구 계단 좌우의 랩핑 광고(계단 벽면 광고) 등을 내보내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하나은행에 들어서기까지 하나은행의 광고에 노출되는 셈이다.



문제는 비용. 하나은행이 을지로입구역 광고에 들이는 돈은 연간 5억원 이상이다. 광고효과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비용이다.

하나은행이 발을 뺄 낌새가 있다고 하자 주변 은행들이 관심을 보인다. 이 지역이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하나은행, 기업은행(024110), 외환은행(004940), KB금융(105560)지주, 옛 조흥은행 본사가 몰려있는 을지로입구역 주변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은행 1번지`다.

기업은행은 원래 을지로입구역을 노렸으나 하나은행이 선점하는 바람에 물러서 있는 경우다. 현재 을지로3가역에 객차 안내방송 광고와 스크린도어 광고 등을 내보내고 있다. 외환은행도 을지로입구역의 광고 요충지가 `만석`이 됨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지하철 대신 버스 안내방송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두 은행 모두 "하나은행이 을지로입구역에서 빠질 경우 광고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객차 안내방송 광고만 따내더라도 은행의 대표성을 살리고, 내부직원의 자긍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역이 갖는 상징성과 유동인구 등을 따져볼 때 을지로입구역은 역 자체가 랜드마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