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있는 예능 ‘2인자가 필요해’
by경향닷컴 기자
2009.06.26 11:43:00
[경향닷컴 제공] 최근 진행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장에서의 한 장면. 이날 녹화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MC라 일컬어지는 유재석이 출연해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앞서 그의 단짝 스스로 ‘2인자’라 칭하는 박명수도 출연했다. 늘 ‘1인자’라고 불리던 유재석이 토크 도중 내뱉은 한 마디는 요즘 예능의 흐름을 가늠케 했다.
“명수형이 없으면 저도 없어요.”
더 이상 2인자를 글자 그대로 이해해선 안될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 예능의 2인자들은 단지 두 번째에 거론된다는 것뿐 극의 재미를 위해서는 1인자보다 더욱 값진 존재가 됐다. 안방극장의 웃음을 책임지는 2인자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한다.
1인자에 비해 가지는 열세를 인정하지만 언제든지 그 자리를 허물려는 의지를 가진 유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MBC ‘무한도전’의 박명수다. 2인자라는 단어를 처음 예능에 접목시킨 공로가 있는 그는 ‘하찮은’ ‘아버지’ 등 최근 불쌍한 이미지를 수도 없이 얻었지만 1인자를 무너뜨리겠다는 야심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사석에서 박명수는 “유재석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두 사람의 프로그램 속 긴장과 협력은 곧 ‘무한도전’ 장기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또 다른 형태는 SBS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다. 이효리는 극중 모든 권력의 정점에 있다. 실질적인 1인자의 위치나 다름없으나 진행은 유재석에게 맡긴다. 이효리는 극중 김종국, 김수로 등 건장한 멤버들을 거느리며 권력을 가진 새로운 2인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1, 2인자가 따로 구분되지 않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천진한 모습으로 1인자에게 가장 긴장감을 전달하는 유형이다. 대표적인 예가 KBS2 ‘1박2일’의 ‘은초딩’ 은지원이다. 그는 ‘초딩(초등학생)’이라는 별명답게 해맑으면서도 단순한 모습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가끔 MC 강호동을 궁지로 몰아넣는 모습은 ‘1박2일’ 팬들에게는 즐거운 광경이다. 하지만 은지원은 최근 첫사랑과 다시 재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자로서의 이미지도 얻었다. 천진난만한 모습은 MBC에브리원 ‘복불복쇼’의 이파니도 갖고 있다. 남자멤버들도 쉽게 손대지 못하는 기이한 음식들을 맛보는 이파니는 아이처럼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 ‘징징파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청자게시판은 이파니를 고정멤버로 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