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8.11.27 09:45:12
[조선일보 제공] "해외 여행 덤핑(파격 할인) 상품을 잡아라."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으로 여행수요가 얼어붙자, 여행사들이 덤핑성 염가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여행 수요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 이상 급감하자, 항공권이나 호텔을 놀리는 것보다는 싸게 팔더라도 수요를 만드는 게 낫다는 '울며 겨자 먹기식'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1위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의 경우, 평소 339만원 하던 몽블랑~베네치아~나폴리 10일 상품을 '세이버 상품'이란 이름하에 70만원 정도 싼 269만원에 내놓았다. 가격을 낮추는 대신 하나투어는 이동수단과 루트를 실용적으로 바꿨다.
2위 업체인 모두투어는 겨울에 파리를 둘러보는 6일짜리 상품을 지난해와 비슷한 150만원대에 내놓았다.
올해 환율 상승폭과 유류할증료 인상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30% 이상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하나투어는 또 다음달 15일까지 '작년만 같아라'는 테마로 작년과 같은 가격의 상품을 여럿 내놓았다. 호주 시드니~포트스테판 6일 상품은 올해 상품가보다 30만~40만원 정도 저렴한 139만원부터, 사이판 지역은 아동 2명을 동반한 4인 가족에 한해 5일 상품을 99만9000원부터 판매하는 특별 상품을 내놓았다. 세중투어몰은 원·달러 환율을 1200원대에 맞춘 괌·세부 여행상품들을 출시한 상태.
하지만 '싼 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상품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막상 여행지에서 곤란한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투어 정기윤 팀장은 "워낙 상황이 어렵다 보니 쇼핑이나 옵션(선택 관광)을 강제하는 현지여행사가 있을 수 있다"며 "출발 전에 팁과 추가비용 포함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현지에서 부당한 요구를 받으면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