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땅속 비밀 푼다···지질과학 학술지 특별호 게재

by강민구 기자
2024.09.29 13:29:23

지질자원연, 단층운동·화산활동 예측 등 연구 수록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반도 판내부 지역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예측, 위험성 평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활성지구조연구센터가 지난 5년(2020년~2024년) 동안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를 지질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저널(Geosciences Journal)’ 특별호(10월호)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지오사이언시스 저널(Geosciences Journal)’ 특별호 표지.(자료=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는 현재 지구조(tectonic) 환경에서 지구 표면에 만들어지는 힘(응력)과 그에 의한 결과물인 지각변형을 연구하는 분야. 중력 또는 지구 내부(맨틀)의 대류 작용에 의한 판의 이동 등 거대한 지구조적 힘에 의해 지구의 껍질에 해당하는 지각에 다양한 변형이 발생되며, 대표적인 지각변형은 단층, 지진, 화산 등이 있다.

유라시아판의 동편 가장자리에 있는 한반도는 유라시아판·태평양판 경계부로부터 5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지구조환경상 판내부에 해당한다. 이러한 한반도의 판내부의 활성지구조 특성은 판과 판이 충돌하는 섭입대(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남미 등)와 달리 지각변형의 속도가 느려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의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다. 결국 판 내부의 지진이나 화산 활동을 대비하려면 판 내부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특별호에서는 제4기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단층운동과 지진지표파열, 단층운동에 따른 변형 양상, 탐지·분석을 위한 최신 방법론 등 10편의 연구논문이 발간됐다.



지질자원연 연구팀은 판내부 지진환경에서 지진재해 평가를 위한 핵심요소인 단층모델 평가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로 양산단층에 적용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단층모델 평가기술은 판경계부 대상으로는 계속 연구가 진행됐지만, 판내부는 개발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양산단층 전 구간의 지질, 지형, 지진 자료를 종합한 한국형 단층모델을 통해 국내 판내부 단층 연구에 새로운 변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호에는 한반도 홀로세 화산들의 화산활동과 화산구조, 마그마화산가스의 기원, 마그마배관시스템, 지구조 환경에 대한 7편의 연구논문도 발간됐다. 연구팀은 약 1만 7000년 전에 화산분화로 형성된 화산체인 ‘제주도 수월봉 화산의 마그마배관시스템’의 특성을 발표했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이번 특집호 발간은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한반도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을 최신 기법과 다학제적 연구를 융합·적용해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단층·화산 분야의 꾸준한 기술개발과 국내외 연구협력으로 한반도 지질재해에 대비·대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