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신장질환 개선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by이지현 기자
2022.09.01 09:20:50

국립보건硏 연구팀 신기능 저하 사전 예방 확인
국제학술지 ‘중개연구’ 8월호에 연구 결과 공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당뇨병성신장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김원호 박사와 이대연 박사 김지연 박사 연구팀은 당뇨병과 고혈압의 주요 합병증인 신장질환 발생을 조기에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인 당뇨병성 신장질환(DKD) 환자들의 임상정보·자원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Diabetic Kidney Disease, DKD)은 당뇨병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고혈당으로 인해 몸속의 주요 미세혈관들이 손상되고, 신장의 혈관 손상으로 이어져 혈액여과를 담당하는 사구체 기능 저하를 통한 신장기능 감소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신장질환 발생 확률은 약 30%,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약 40%에 이른다고 보고됐다.

당뇨병성신장질환은 당뇨병 진행과 함께 매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돼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환자 스스로 특별한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결국 신장 기능을 잃고 평생 투석 치료를 해야 하는 말기신부전증에 이르게 되고 이는 다시 심혈관질환으로의 이환과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국내 당뇨병성신장질환자 53명과 정상인 16명의 임상정보와 신장조직, 혈액, 소변 등 생체자원을 활용해 정상인 대비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소변에서 젖산(요로 젖산) 분비가 2.7배 증가했고, 사구체여과율(eGFR)은 2배 이상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요로 젖산 대사체 분비 증가에 따라 사구체 신기능이 감소한 것이다. 사구체 여과율 구분 적용에 따른 신장기능 저하의 중증도가 높은 경우, 요로젖산(Urinary Lactate) 분비와 신장조직 섬유화가 일치되게 증가했다.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의 신장 조직에서 과도한 젖산(Lactate) 생성에 의한 젖산산증(Lactic Acidosis)의 발생이, 신장기능 저하 지표인 섬유화(Fibrosis) 증가와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의 주요 원인임이 밝혀진 것이다. 아울러 젖산유도단백질 A(LDHA)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젖산산증에 의한 신장 섬유화로 인한 신기능 저하를 개선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김원호 박사는 “당뇨병성신장질환 환자에서 신장섬유화에 따른 신기능 저하의 원인으로, 젖산산증의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라며 “만성신장질환 발생 이전 단계인 당뇨병 단계에서 젖산산증을 소변에서 조기에 진단했고 이를 중재·치료하여 신장섬유화를 통한 신기능 저하를 사전에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해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당뇨합병증(만성신장질환,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관리 및 극복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연구 기반 구축 사업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Clinical Medicine) 분야 국제학술지인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영향력지수 IF 10.171)’지 8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