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정자 머리·꼬리 잇는 특이 단백질 규명
by이연호 기자
2018.07.22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특이단백질을 발견했다. 남성 불임 진단과 피임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조정희 교수와 김지혜 대학원생 연구팀이 정자의 형성과정에서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고 안정화시키는 정자 특이단백질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정자는 꼬리의 움직임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정자 꼬리의 형성을 비롯해 오로지 생식세포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발생과정에는 정자 특이단백질이 관여한다. 정자 특이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단계이지만 남성 생식 현상, 정자 기능 및 수정 능력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정자 특이단백질인 SPATC1L(에스피에이티시원엘)이 정자의 형성에 미치는 역할을 보고했다. 이 단백질은 생쥐 정자의 머리와 꼬리를 잇는 연결 부위에 존재하며 다른 단백질을 조절해 연결 부위의 골격구조를 유지한다. 이들이 결여된 생쥐는 모든 정자의 머리와 꼬리가 분리돼 완벽히 수정 능력을 잃고 불임이 된다.
조정희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정자의 목 부분에만 존재하는 특이단백질이 정자의 형성과정에서 머리와 꼬리를 이어주는 원리를 밝혔다”며 “남성 불임의 원인을 이해하고 진단하는 데 일조하는 것은 물론 피임제 개발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세계적인 학술지인 엠보 리포트(EMBO Reports)에 지난 19일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