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5.12.08 08:35:57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유상증자에 삼성그룹이 적극 의지를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 3000억원을 들여 일반공모에도 참여키로 한 것. 증권가도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1조20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예정가액은 7700원이며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는 1억5600만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주가 아니었던 이재용 부회장의 등판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을 들여 일반공모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이번 발표에 대해 매각 우려가 높았던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위상을 높이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지금 발행 주식 수의 3.7배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데다 삼성그룹의 건설부문 매각 등을 걱정했다”며 “삼성그룹 대주주가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공표해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의 그룹 내 위상을 높였다”고 말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상증자 이후 재무구조가 안정을 찾아 영업력이 강해지고 실적 개선을 위해 상대적으로 그룹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BNK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증자 전 3만원, 증자 후 1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구조적으로도 그룹 내 삼성엔지니어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물산이 집중하는 사업인 바이오로직스 1·2차 플랜트를 완공하고 곧 3차 플랜트 기공식을 연다”며 “영업기밀과 기술력을 고려하면 삼성엔지니어링 외 대안이 없는 만큼 환경·바이오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2조원가량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인 삼성SDI(006400)와 삼성물산(028260)에 대한 과도한 자금 소요 우려도 대폭 불식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SDI와 삼성물산, 삼성화재 등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각각 13.1%, 7.81%, 1.09% 등을 보유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는 기존 지분율 외에 실권주가 나오면 일반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참여 의지를 표명해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자금 소요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