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의성 기자
2010.12.23 09:23:05
재미와 체험..역할극 지도그리기 게임 등
호응 및 참여도 높아..이재용 사장도 관심보인 것으로 알려져
삼성테크윈, 삼성생명, SB리모티브 등도 교육 채택 실시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계곡에 다리가 3개가 있구요. 위쪽 11시 방향에 바위가 있어요" "답답하네. 어딘지 더 정확하게 말해보라구"
지난 10월 28일 오후 경기도 용인의 한 교육장에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삼삼 오오 모여 있었다.
`보물지도 완성하기`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였다. 이 미션은 5명이 한 조를 이뤄야 한다. 이 가운데 정찰조는 4명. 나머지 1명은 4명의 말만 듣고 보물지도를 그려야한다. 몸짓을 해선 안된다. 오로지 말로만 의사를 전달해 지도를 완성해야한다.
이 교육을 마친 뒤 직원들은 새삼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말로만 듣고 그리려니 화도 나고 짜증도 났다. 왜 이렇게들 설명을 못할까 싶었다. 그렇지만 게임을 마치고 나니 무엇이 문제인지 알 것 같았다."
"아랫 직원에게 무엇인가를 지시할 때 듣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됐고, 구체적으로 더 알기 쉽게 얘기를 했는지, 소통을 막연하고 안일하게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
직장 생활과 가정, 술자리 회식에서 소통의 부재를 다룬 상황극 연극도 이어졌다. 직원들은 연극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 얘기를 다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입장이 다르면 행동도 달라질 수 있고, 입장이 다르면 그걸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이어 `칭찬하기` 게임이 진행됐다. 짧은 순간에 상대방의 장점을 파악해 근사하게 칭찬해주는 것이 이 게임의 룰.
"상사가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 부하 사원들의 사기가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임직원들은 이날 교육이 끝난 뒤 "소통의 부재가 조직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현명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날 교육은 `상대방이 하는 말을 넘겨짚어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고 받아들여라. 그래야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사방으로 통하는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됐다.
재밌고 편안하게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이 교육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테크윈과 삼성생명, SB리모티브 등에서도 채택해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소통을 강조하는 이 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005930)의 한 직원은 "교육 내용이 딱딱하지 않고 연극이나 놀이, 요가 식의 100배 절명상 등으로 꾸며져 있어 호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