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길목마다 봄기운 발을 간질이네
by조선일보 기자
2009.03.05 10:55:00
함께 걸어요 ''워킹 토킹''
남원 ''실상사''에서 함양 ''창원마을''까지
| ▲ 전북 남원에서 경북 함양으로 넘어가는 지리산길을 실상사도법 스님과 함께 걷는다. 산과 논과 마을이곧 다가올 봄을알린다. / 조선영상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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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 잡은 소박한 절 실상사에서 시작되는 '산내길'은 지역 어르신들이 옛 기억을 되짚어 만든 '섶다리' 건너 숲길로 이어진다. 다가오는 봄 소식을 앞다퉈 알리고 싶은지 초록빛 쑥과 냉이가 길 위로 고개를 쏙 내민다. 4년 9개월 동안 전국 3만리를 순례한 도법스님이 추천한 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따스한 봄기운 섞인 바람이 인사를 한다.
실상사 매표소와 실상사 천왕문을 지나 실상사 경내를 둘러본다. 두 개의 삼층석탑을 지나면 오른쪽에 철불(鐵佛)이 있는 '약사전'이 보인다. 약사전 뒤편 담에 사이가 뚫려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길을 통해 실상사 밖으로 나간다. 삼거리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어 개천(람천) 바로 앞까지 간 후 개천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걷는다. 개천 위에 얼기설기 엮어 만든 섶다리가 보인다. 다리 쪽으로 내려가 건너편으로 올라간 후 큰길을 건너면 실상사 휴게소다.
실상사 휴게소 뒤편, 비스듬하게 난 오르막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400m 정도 걸으면 왼편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모서리에 있는 '실상사 작은학교' 이정표를 확인한 후 그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잠시 숲길을 걷다 보면 시야가 뚫리면서 'ㅏ'자 모양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길을 따라간다. 정면으로 황토색 집이 두 채 보이는데 화장실 앞에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오솔길을 따르다 보면 오른편에 조약돌이 깔린 작은 나무다리가 나온다. 다리 건너 길 따라 올라가면 '실상사 작은학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실상사 작은학교에 들어서면 운동장 오른편으로 길을 꺾는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인 '햇빛발전소'를 지나 다리 하나를 또 건넌다. 이곳에서 정면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을 따르지 말고 좌측 길로 올라간다. 작은학교의 명상시설인, 기와를 얹은 집들을 왼쪽에 두고 오르다 보면 새끼줄 하나로 길을 막은 지점이 보인다. 그 줄을 넘으면 사단법인 '숲길'에서 만든 '지리산길'과 합류하게 된다.
오른쪽 내리막인 '등구재' 방향으로 간다. 그다음 나오는 이정표에서도 '등구재' 표시를 따라 좌측으로 꺾는다. 길 끝에서 '꼬부랑길'이란 펜션 겸 카페를 만나면 직진한다(여기서부터는 나무 말뚝 모양으로 생긴 '지리산길' 이정표의 빨간 화살표나 '등구재' 방면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된다). '천지사' 비석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자마자 2시 방향의 길을 따르면 계곡이 하나 나온다. 계곡을 건너 좁은 오솔길을 오르다 보면 시원한 다랑이논이 펼쳐진다.
논두렁 따라 다랑이논을 통과한 후 왼편의 작은 저수지를 지나면 '상황마을'에 들어선다. 마을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이정표가 나오면 '등구재'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00m 정도 걸으면 다시 T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등구재' 이정표를 따라 왼편 오르막을 택해 쭉 가면 전남과 경북을 이어주는 고개인 '등구재'에 접어든다.
등구재 꼭대기에서 '전북 남원시'는 '경남 함양군'으로 바뀐다. 내리막을 10여분 걸으면 함양 '창원마을'의 콘크리트 길을 만난다. 계속 길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정면 언덕에 유난히 큰 나무 두 그루가 보인다. 창원마을 '당산나무'인 느티나무다. 계단을 올라 나무 아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후 마을 쪽 계단으로 내려와 첫 다리를 건너 1시 방향 길로 간다. 길 따라 내려가면 창원교회 지나 창원마을 버스정류장이다.
8.6㎞·약 3시간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 매표소.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지리산(백무)'행 버스를 타고 '실상사'에서 내린다(탑승할 때 기사에게 미리 말해야 한다). 오전 8시20분~오후 7시, 2~3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하며 밤 12시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도 있다. 약 3시간2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