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07.05.15 09:45:04
정부 홈페이지 `시끌벅적`
"정유사 규제하라" "유류세 내려라" 요구도 다양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최근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정부 홈페이지 등에는 "기름값 때문에 못살겠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이 폭주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무관하게 기름값을 올리는 정유사들을 직접 규제하라`는 요구에서부터 `유류세를 내려라`는 주장까지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 조세와 기업정책을 관장하는 정부부처들의 홈페이지를 보면 이같은 네티즌들의 글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 12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번달 둘쨋주 무연 휘발유 가격이 전주에 비해 4.27원 상승한 리터당 1532.98원으로 9개월여만에 가장 높았고 특히 서울지역의 가격은 1600원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경유 가격도 1236.28원으로 전주에 비해 1.25원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넷쨋주에 1245.79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 부처에 대한 불만도 가지가지. 단순히 기름값이 오르는데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유류세를 내리거나 정유사를 규제하라는 식의 정책 요구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아이디가 `크로스`인 한 시민은 재경부 홈페이지에 "회사가 이사가는 바람에 3개월 전에 중고차 구입했는데 요즘 기름값 오르는 걸 보면 장난이 아니다"며 "차량으로 생계 유지하시는 분들도 많고 저처럼 살던 집 팔고 회사따라 갈수도 없어 차를 산 사람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류세가 성실한 국민의 의무인 납세의 의무라면 낼 수 있지만, 낸 세금을 잘 쓰는 정부에게만 세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디 `김연규`씨는 "98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국민 고통 분담이라는 대승적 차원의 (유류세) 세금 인상을 하면서 정부는 `외환위기가 끝날 때 원상 회복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지금 벌써 10여년이 돼가고 있고 지금은 외환위기 때보다 기름값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98년에는 경유를 360원 정도에 넣고 다녔는데 올해에는 경유 1300원에 넣고 다닌다'며 "국민소득이 이만큼 올랐다면 감내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이 서민들의 목을 더 죄는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제발`은 "아무리 재정이 힘들고 돈이 없다고들 하지만 1500원 중 900원 넘게 세금이라면 자동차 타는 시민들을 봉으로 밖에는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며 "기름값을 1100원대로 낮추든지 유류세를 500원으로 내려라"고 요구했다.
산자부 홈페이지에서 아이디 `석상원`씨는 "최근 국제석유 값이 하락 추세에 있는데도 국내 석유값은 여전히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는것은 웬일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정부가 이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아이디 `서영민`씨도 "기름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정유사와 주유소는 사상 초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사실 우리같은 서민들은 집값보다는 기름값이 더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라리 정부가 부동산 정책보다는 정유업계를 규제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호소하는 사람보다는 기름값과 물가를 잡는사람을 뽑으련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