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환시장 안정, "불확실성 커졌기 때문일 뿐"

by손동영 기자
2001.09.13 10:36:46

[edaily] 미국의 테러쇼크는 국내 외환시장에 불확실성을 높여주고있다. 달러/원 환율은 12일 9.70원 급락이후 13일 소폭 반등국면으로 돌아서는 등 나름대로 안정을 되찾고있지만 실제 외환시장을 지배하는 건 짙은 관망분위기다. 은행간 투기적 거래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은행들이 본지점 결제의 문제를 우려, 거래를 극도로 자제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거래량 급감..외국계 은행, 시장 이탈 미국이 사상최악의 테러를 당하기 전날인 11일 국내외환시장의 현물환 거래량은 31억6570만달러를 기록했다. 9월들어 20억달러를 간신히 웃돌던데 비해선 약간 늘어난 것. 그러나 미국의 테러쇼크가 외환시장을 강타한 12일 현물환 거래량은 12억6650만달러로 급감했다. 하루평균 35억달러에 육박하던 지난 7월에 비해선 3분의 1로 줄어든 것. 이처럼 외환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외국계 은행들이 외환시장을 사실상 이탈했기 때문.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상당수 외국계은행들이 테러쇼크로 직간접 피해를 입었고 이에 따라 본점과의 결제시스템에 이상이 발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외환거래를 자제하라는게 대부분 외국계 은행들이 취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거래 소극적인건 국내은행도 마찬가지 현재 외국계 은행들 못지않게 국내은행들도 투기적 거래를 극도로 자제하고있다. 무엇보다 환율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큰 탓이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기업들의 실수요외엔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않고있다"며 "환율이 아래든 위든 모두 열려있다는 점에서 한쪽 포지션을 선택하기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13일 외환시장에서는 10시10분 현재까지 기업들의 소규모 네고물량이나 결제수요가 유입되며 간간히 거래가 이루어지고있으나 평소보다 위축된 모습이 뚜렷하다. ◇환율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의 충돌 환율이 오를 요인은 주가하락과 금융불안, 대우차 현대투신 등 대형 외자유치 협상의 지연가능성 등이다. 당국의 강력한 환율안정 의지는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상승요인으로 꼽아도 무리가 없다. 반면 미국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가능성은 환율에 하락요인이다. 12일 환율이 9.70원 급락한데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12일부터 각국 중앙은행이 일방적인 달러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기 시작한 대목은 달러약세 전망의 힘을 빼는 최대변수. 이처럼 환율등락요인이 얽혀있는 상태에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관망"이다. 다른 은행 딜러는 "오늘 오전장은 환율방향을 탐색하기 위해 소량의 매수나 매도주문을 내놓고 지켜보는 전형적인 관망장세"라며 "이번주말까지는 은행들의 투기적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환율이 전날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하는 등 안정돼있는 것은 주변의 불안요인들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팽팽히 맞서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