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에 환경까지 잡는다"…요즘 '대세'라는 이 호주 와인은

by한전진 기자
2024.09.05 07:05:00

피에르 앙리 모렐 ''투핸즈'' 공동대표 세미나
''마트 와인'' 주류였던 호주…''질'' 중시로 변화 중
"산지 특색·엄격한 상품화가 투핸즈의 차별점"
''고령토 스프레이'' 등 친환경 농법 도입도 속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피에르 앙리 모렐 ‘투핸즈 와이너리’ 공동대표는 4일 오후 서울 강남의 와인숍에서 신세계L&B와 브랜드 세미나를 열고 투핸즈의 경쟁력을 이같이 소개했다. 투핸즈는 가성비부터 하이엔드까지 다양한 브랜드 라인업을 가진 호주 와인 브랜드다. 수확부터 양조까지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손으로 와인을 제조하는 게 특징이다. 신세계L&B가 현재 20여종의 제품을 수입·판매 중이다.

피에르 앙리 모렐 ‘투핸즈 와이너리’ 공동대표가 4일 오후 투핸즈 브랜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세계L&B)
이날 앙리 모렐 대표는 호주 와인의 역사부터 투핸즈의 양조철학 등을 소개했다. 사실 호주 와인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영국 식민지 시절 본국으로 보낼 와인을 생산하던 게 시초다. 이러다 보니 1990년대 중반까지도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맞추는 양조 시스템이 주를 이뤘다.

앙리 모렐 대표는 “과거 호주 와인은 큰 면적과 기계를 이용한 대량 재배가 주를 이뤄 와이너리의 규모가 크게 발달했다”며 “1980~90년대부터는 이런 와이너리에서 나와 본인의 와이너리를 만들기 시작하는 이들이 늘면서 ‘질’에 중점을 두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투핸즈는 이런 호주 와인 산업에 변화를 주고자 한 대표 브랜드다. 와인 수출업자였던 마이클 트웰프트리와 오크통 제조회사를 경영하던 리처드 민츠가 재미 삼아 와인을 만들어 인근 와인바에 납품하던 게 시작이었다. 이후 와인의 맛과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1999년 정식 설립했다. 이후 수출도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전 세계 70여 개국에 와인을 판매 중이다.

투핸즈의 양조 철학은 호주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맛’이다. 투핸즈 와인의 약 90%는 호주 대표 포도 품종인 ‘쉬라즈’를 기반으로 생산한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하는 지역 특성(떼루아)에 따라 그 맛과 풍미가 달라진다. 투핸즈는 ‘바로사 벨리’, ‘맥라렌 베일’ 등 호주 내 여섯 군데에서 와인을 만들고 있다. 투핸즈는 각 생산지역에 의미를 부여해서 와인을 만든다.



피에르 앙리 모렐 ‘투핸즈 와이너리’ 공동대표 (사진=신세계L&B)
같은 떼루아여도 거리가 조금만 달라지면 맛이 달라진다는 게 앙리 모렐 대표의 말이다. 바디감과 산미 등에 차이가 난다. 이런 미묘한 변화까지도 반영한 것이 투핸즈의 성공요인이. 이런 명성은 엄격한 품질관리가 기반이 됐다.

모렐 대표는 “모든 배럴(통)을 블라인드 테이스팅 해 A부터 D까지 등급을 매겨 C 이하의 것은 출시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투핸즈는 와인의 미슐랭으로 꼽히는 ‘와인 스펙테이터’ 톱 100 리스트에 총 13번 이름을 올린 유일한 와이너리다. 2012년에는 해당 리스트에 10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투핸즈를 두고 “남반구 최고의 와인메이커”라고 극찬했다. 유럽권 와이너리에 비해 역사가 짧은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와인 생산도 투핸즈의 강점이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재배 기술을 토입하고 있다. 포도나무의 수분 정도를 점검하는 ‘샵 플로우 테크놀로지’ 등이 대표적이다. 포도나무에 설치한 모니터를 통해 나무가 수분이 모자랄 때 필요한 만큼만 물을 줄 수 있다. 잎에 고령토 스프레이를 뿌려 직사광선으로 나무를 보호하는 것도 투핸즈만의 차별점이다.

모렐 대표는 “호주는 건조하고 가뭄이 잦은 곳으로 투핸즈는 5년전 ‘샵 플로우 테크놀로지’를 도입해 기존 대비 물 사용량의 50%를 줄었다”며 “이 덕분에 와인의 품질은 물론 환경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토 스프레이는 포도나무의 선크림과 같은 것”이라며 “가뭄과 병해충을 대비할 수 있는 유기농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