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우려에 입 연 김영준 매그나칩 대표 "중국과 연관 없다"
by배진솔 기자
2021.05.20 09:00:01
김영준 매그나칩반도체 CEO 인터뷰
중국계 사모펀드 자본 매각…"OLED DDI 유출 우려 없다"
車반도체 등에 3400억원 선제적 R&D 투자…상용화 눈앞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매그나칩반도체의 김영준 최고경영자(CEO)가 ‘자본매각에 따른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이번 거래는 중국 외 지역(오프쇼어·offshore)에서 모으는 글로벌 펀드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과는 연관이 없다”며 직접 입을 열었다.
또 자본금을 활용해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등 전력반도체 투자를 위해 국내 연구개발(R&D)센터에 약 3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준CEO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구동칩(DDI), 차량용 반도체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국내 중견 시스템반도체 업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 회사는 지난 3월 자사의 미국 본사 주식 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관련한 유한책임출자자(LP)들에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불거져 나왔다. 와이즈로드캐피털이 중국계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매그나칩반도체의 OLED DDI 기술이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김 CEO는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의 본사가 베이징에 있을 뿐 이번 매그나칩반도체와 거래하는 자본은 거의 100%가 해외 펀드”라며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중국 외환당국 승인 절차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은 기업이 살려고 글로벌 사모펀드를 통해 돈을 끌어오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재무적 파트너를 만나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매그나칩반도체가 보유한 OLED DDI 핵심 원천 기술은 모두 암호화된 블랙박스 형태로 제공돼 보안상 정보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안심시켰다.
이번 매그나칩반도체의 계약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 5890억원)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이번 계약 종료 후 R&D센터와 생산시설이 있는 국내에 자본 지출을 늘려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강화하겠다는 ‘미래 성장 5개년 투자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서울, 청주 등 R&D센터와 구미 생산시설에 3400억원의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반도체 품귀현상에 시달리는 차량용 반도체 등 전력반도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2015년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전력반도체 투자를 시작해 개발을 마쳤다. 현재 안정성을 검증하는 1만 시간 테스트를 진행하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김 CEO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시장 수요가 지속할 경우 향후 5년간 투자 금액을 1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상황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소비자 가전, 통신, 산업용 제품에 사용하는 프리미엄 전력반도체를 생산한다. 매그나칩반도체는 국내에 집중한 거래처를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비롯해 유럽, 미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로 약 2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한다.
김 CEO는 “2023년이 오면 지난해 대비 40% 캐파(생산능력)를 더해 전력반도체 제품들을 생산할 것”이라며 “매그나칩반도체와 같은 팹리스 중견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투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곳들이 튼튼해져야 전체 팹리스 생태계가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