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매물 다 나왔나` 기지개 켜는 암호화폐…비트코인 750만원대

by이정훈 기자
2018.08.28 08:33:38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가격 0.6% 상승중
이더리움 31만원대 회복…리플·라이트코인·모네로 강세
비트코인 선물, 투기적 순매도포지션 `역대최저`으로 줄어
中당국 엄포에…BAT, 암호화폐 관련 활동 전면 차단

최근 나흘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빗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서서히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투기적인 순매도 포지션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매물 소화가 끝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IT 공룡들의 암호화폐 활동 금지조치는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8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6% 이상 상승하며 760만원 회복을 노리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0.8% 가까이 올라 676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1.6% 이상 올라 31만원대를 회복했고 리플과 이오스, 라이트코인, 모네로 등이 3~8%대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나올 만한 매물이 일단 다 소화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날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대형 투기세력과 헤지펀드 등이 쌓고 있는 비상업적 비트코인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1266계약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선물 상품 상장 이후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가리키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 금융당국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가 공동으로 토큰화된 증권을 안전하게 매매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싱가포르 금융당국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과 SGX는 테크업체인 안쿠안과 컨설팅 공룡인 딜로이트, 미국 거래소 사업자인 나스닥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된 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새로운 증권대금 동시결제 시스템(Delivery versus payment·DvP)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DvP 플랫폼은 토큰화된 증권 자산을 사고 팔 때 실시간으로 대금 결제와 실물 인수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이 때 결제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상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간 교환과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같은 교환·결제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과도 교차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싱가포르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이니셔티브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우빈(Project Ubin)의 일환이며 올 11월까지 DvP 시스템을 출시하는 최선의 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소프넨두 모핸티 MSA 최고핀테크책임자(CFO)는 이날 “블록체인 기술은 현재의 금융 거래를 급진적으로 바꿔놓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서는 여전히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부정적 뉴스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날 브라질 암호화폐 거래플랫폼인 아틀라스 퀀텀이 최근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고객 26만1000명 이상의 개인 정보를 도난 당했다고 거래소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정보 유출 사고는 지난 25일(현지시간)에 일어났고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계좌에서는 어떠한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래소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보기술(IT)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소위 BAT가 공동으로 자신들의 플랫폼 상에서 일체의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인 바이두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소 두 곳 이상의 암호화폐 채팅방을 폐쇄했다. 타깃이 된 채팅방은 ‘Digital Currency Bar’와 ‘Virtual Currency Bar’라는 곳으로, 이들은 “관련 법과 규제, 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표기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이날부터 자사 모바일 지급결제서비스 상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텐센트의 소셜미디어, 메신저서비스, 모바일 지급결제 앱인 위챗은 암호화폐 관련 광고는 물론이고 개인간(P2P) 거래도 차단했다. 또 실시간으로 매일 거래 내역을 확인한 뒤 이를 차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알리바바그룹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도 모바일 지급결제 앱인 알리페이에서 이같은 금지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모든 암호화폐 거래 관련 계좌를 동결하고 차단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주 중국 당국이 “중국인들이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124곳에 이르는 역외 암호화폐 거래 데스크의 홈페이지를 차단했다”고 발표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원천 금지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