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되면 더 괴로운 변비 식이섬유가 능사 아니에요
by조선일보 기자
2010.01.06 11:45:00
딱딱해진 만성 변비엔 채소보다 물이 더 좋아
다이어트로 생긴 변비는전체 식사량부터 늘려야
[조선일보 제공] 변비 환자는 겨울이 되면 더 괴롭다. 활동량이 줄면서 신진대사가 더뎌져 배변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변비 환자들은 겨울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일부러 더 많이 챙겨 먹는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모든 변비 환자에게 도움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의 상태와 변비의 원인을 잘 알고 섭취해야 한다. 변비 개선을 위해 채소나 과일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변비의 원인에 따라 오히려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식이섬유 섭취가 크게 도움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변이 딱딱하게 굳어 힘을 줘도 잘 나오지 않을 때다. 이런 상태의 변비에는 식이섬유 중에서도 현미와 같은 통곡물이나 채소에 풍부한 불용성 식이섬유는 피해야 한다.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 속의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이미 딱딱해진 변을 더욱 굳게 한다. 또, 새로 대장으로 들어오는 음식물의 수분까지 빼앗아 굳은 변을 악화시킨다. 장내 대변이 오랜 기간 딱딱해진 만성변비에는 식이섬유 섭취보다 물을 많이 섭취해 변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도움된다.
둘째,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생긴 변비이다. 이런 사람은 변비의 원인이 신경성이므로 식이섬유를 섭취해도 대장 운동이 뚜렷이 개선되지 않는다. 식이섬유 섭취 후 복부의 불편함을 더 심하게 느끼기도 한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거나 여행지에서 신경성으로 생긴 변비 등의 경우는 변비약을 서둘러 쓰기보다 편안한 마음을 갖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배변이 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
셋째, 다이어트로 식사량이 줄어서 덩달아 배변량이 감소해 생긴 변비이다. 이 경우는 변의 부피와 양을 늘려 장 운동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나 과일만 먹을 경우 수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충분한 식이섬유의 양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불균형을 가져와 빈혈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에만 치중하기보단 전체적인 식사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