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속도로 매각..건설사 돈가뭄 해갈 기대

by윤진섭 기자
2008.11.21 09:53:28

지난 17일 매각공고..주당 2만원 VS 주당 1만5천~1만7천원
연말 매각될 경우 6개월동안 매각심의..내년 하반기 유입

[이데일리 윤진섭기자]㈜서울고속도로가 매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서울고속도로 지분 매각이 건설사의 유동성 해소에 어느정도 기여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매각가격과 관련해 건설업계는 주당 2만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업계는 악화된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주당 최소 1만5000원에서 최대 1만7000원이 적정가격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고속도로는 일산~퇴계원 외곽순환도로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법인이다.

21일 건설업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GS건설(006360)과 매각자문사인 KB국민은행은 지난 17일 사업설명회와 함께 매각공고를 냈다. 비공개로 진행된 사업설명회에는 60~70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고,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인수 의향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GS건설 27% ▲금호산업(002990) 14% ▲대림산업(000210) 12% ▲대우건설(047040) 10% ▲현대건설 8% ▲두산건설 8% ▲롯데건설 8% ▲코오롱건설 8% ▲삼환기업 5% 등 9개사가 출자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건설사 출자 금액은 9200만주(액면가 5000원)로 총 4600억원에 달한다. 건설업계는 주당 2만원 내외에서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주당 2만원에 매각을 기대하는 데는 대우건설이 국민연금과 주당 1만9000원에 지분 10% 매각계약을 체결했고, 서울외곽순환도로(일산~퇴계원 구간)가 민자사업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지분매각 가격은 최종 정산가격이 아니고, 전체 주식 매각이 확정되면 약정에 따라 다시 정산해야 한다.

주당가격이 2만원으로 책정됐을 경우 27%의 지분을 보유한 GS건설은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금호산업 건설부문은 2500억원, 대림산업은 2200억원, 대우건설은 1840억원의 자금 확보가 예상된다.



이밖에 각 8%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건설(000720)·두산건설(011160)·롯데건설·코오롱건설(003070)은 각 1400억원, 지분이 5%인 삼환기업도 900여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주당 2만원에 매각하는 것은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업계가 예상하는 매각대금은 주당 1만6000원~1만7000원선이다. 일부에선 주당 1만5000원선 매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국내외 투자자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시중 은행들은 유동성 문제로 참여가 힘들고, 일부 외국계 투자자나 산업은행·국민연금 정도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주당 2만원에 책정될 경우 지분 금액만 2조원에 달하는 데,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이 정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라며 "주당 1만7000원선이 적정가이며, 입찰 참여회사가 저조할 경우 주당 매각대금이 1만5000원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