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 보다 아름다운 길에서 쉼표를 찍다!

by조선일보 기자
2008.04.03 10:06:57

추천! 4월의 가볼만한 곳
위치 : 전남 신안군 흑산면 흑산도 일주도로

▲ 상라봉으로 오르는 흑산도 큰고개길<출처:한국관광공사>
 
[조선일보 제공] 팽팽한 고무줄이 툭 끊어진 것처럼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어질 때가 있다. 멀리 있어서 더 그리운 곳. 그 곳으로 떠나는 한적한 여행은 완전한 자유다. 도시에서 벗어날수록 북적거리는 인파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산도는 가는 곳마다 비경이 펼쳐진다. 그 비경 한편으로 소담스러운 섬마을이 있고 그곳에서 질펀하게 살아가는 뱃사람들의 향기도 물씬 풍긴다. 올 봄엔 꿈결보다 아름다운 흑산도에서 휴식을 위한 쉼표를 찍어보자.

▲ 정박지로도 유명한 흑산도 예리항<출처:한국관광공사>
목포항에서 93km의 뱃길을 달려 흑산도 예리항에 닿는 순간 두 번 놀란다. 거대한 섬의 덩치에 한번 놀라고 예리항의 북적거리는 분주함에 또 한 번 놀란다.

흑산도는 한동안 이웃 섬인 홍도를 가는 길목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흑산도를 둘러싸고 있는 새끼 섬들의 비경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홍도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더군다나 톡 쏘는 듯한 맛이 별미인 흑산 홍어가 대표적인 특산물로 널리 알려지면서 ‘구경도 하고 홍어 맛도 보는’ 남해안 최고의 섬 여행지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근해에서 조업하는 선박의 대피소 혹은 정박지 구실도 하고 있으며, 예전에는 중국과 일본 어선까지 접안하는 국제 항구 역할까지 담당했다.

▲ 흑산도의 명물, 해안 벽화도로<출처:한국관광공사>
바닷물이 푸르다 못해 검어서 흑산도라 불리는 섬. 주변에 기암괴석과 해안동굴이 널려 있어 섬 전체가 절묘한 비경이다. 예전에는 조기, 고등어, 삼치 파시가 성황을 이루던 곳이기도 하다.

한시절 흑산도 홍어 파시 때는 60여 곳의 술집이 즐비했고 흥청거리는 밤풍경이 끊이질 않았다는 말이 빈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진리로 오르는 길목에 높다랗게 서 있는 유서 깊은 흑산도 성당에 가서 예리항을 굽어보면 둥그렇게 항구를 감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흑산도 여행은 크게 육로와 해상으로 나누는데 백미는 육로인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여행하는 것. 대중교통이 많지 않아 일주도로 전문 관광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 사리마을 가는 비포장길<출처:한국관광공사>
관광버스는 예리항을 출발해 죽항리 뒷대목-샘골-칠락봉 고갯마루-가는개-천촌리를 지난다. 사리마을과 상라봉을 보고 진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흑산도 일주도로를 제대로 즐기려면 걷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섬마을 포구에 자그마한 배가 올망졸망 매어 있는 모습이 펼쳐지면서, 일주도로를 걷다보면 그림 같은 포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아직은 비포장도로가 남아 있으나, 길이 뚫리고 아스팔트 포장이 갖춰지면서 홍도 못지않은 멋진 풍경과 섬 곳곳을 장식한 아늑한 포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리에서 출발해 죽항리까지 작은 고갯길을 쉬엄쉬엄 가보면 해안선이 곁눈질로 보인다. 처음에는 시골길 같지만 점점 길은 바다로 향해 열린다. 천촌리를 벗어나면 모래해변인 샛개가 기다린다. 모래는 매우 고와서 손으로 만지면 먼지처럼 부서질 정도. 편의시설이 따로 없으니 음료나 간단한 준비물은 챙겨가도록.

비포장도로는 소사리를 지나고 사리마을(정약전 유배지)로 가는 길로 이어진다.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낚싯배와 자그마한 두 개의 섬이 어우러진 해림은 가히 절경이다. 섬 사이로 수십 척의 배가 바다 위에 떠있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사리 마을을 넘으면 가파른 고갯길이 이어진다. 강원도 산골보다 더 첩첩산중 오지길이라는 고갯길을 넘어서면 다시 바다와 접하고 섬의 서쪽으로 접어든다.

▲ 사리마을 정약전 유적지<출처:한국관광공사>
예리 2구의 천촌리는 면암 최익현 선생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천촌리 입구에는 면암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운 ‘면암 최익현 선생 적거유허비’가 자리 잡고 있다.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정약전 선생이다.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으로 천주교 포교활동을 하다 붙잡혀 1801년에 이곳으로 유배되었다. 정약전 유적지가 위치한 사리마을은 흑산도의 대표적인 섬마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흑산도에 와서 정약전이 처음 시작한 일은 사촌서당을 지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는 무려 15년 동안이나 유배생활을 하면서 남서해안에 서식하는 155종의 물고기와 해산물을 채집해서 일종의 어류학 총서인 <자산어보>를 집필하기도 했다.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16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다가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일생을 마쳤다. 사리에는 정약전의 행적과 각종 기록물이 있다.

▲ 홍합치 해안<출처:한국관광공사>
아름다운 해안을 벗삼아 심리~문암산의 가장 높은 깃대봉과 홍합치를 지난다.

홍합치는 낭떠러지 해안도로로 육로에서도 한참 비껴 나가 떠 있는 듯 보인다. 이어 가두리 양식을 많이 한다는 비리를 지나가면 서편 바닷가의 독특한 지도바위를 만난다.

바라보는 각도를 바꾸면 구멍이 한반도의 지도 모형으로 보인다. 지도바위 부근은 기암괴석이 빚어내는 으뜸 전망대로 통한다. 흔히 상라봉 전망대를 최고 전망대로 꼽지만 비포장 길과 절벽 같은 해안이 발아래로 펼쳐지는 지도바위 부근의 일주도로도 전망 포인트다.



이곳은 한반도 지도 모양의 구멍이 뚫린 지도바위와 간첩동굴 등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잘 알려졌다. 또한 철골 구조로 만든 벽화도로는 흑산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명물이다.

▲ 흑산도아가씨 노래비(좌) / 상라봉에서 바라본 흑산도 앞바다(우) / <출처:한국관광공사>

마리를 지나면 상라봉 전망대 입구에 닿는데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표지석이 있다. 이곳은 흑산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이곳에 서면 흑산도 전경과 함께 예리항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뒤돌아서면 탁 트인 다도해를 배경으로 대장도와 소장도가 눈앞을 가로막는다. 상라봉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쌓았다는 반월성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반월성과 봉화대는 흑산도뿐만 아니라 주변의 섬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다. 일주도로 여행의 핵심인 상라봉에서 10분만 더 오르면 흑산도 최고의 전망대, 봉화대가 나온다. 봉화대 정상 부근에 반달 모양의 성이 있다. 맑은 날이면 서쪽으로 20여㎞ 떨어진 홍도는 물론 80㎞ 밖에 있는 가거도까지 시야에 잡힌다고 한다. 전망대는 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배낭기미해수욕장은 유리알처럼 맑아 흑산도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물이 유리알처럼 맑고 경사가 완만하며, 백사장이 자갈 반 모래 반이다. 물이 빠진 후 바지락을 주워 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해수욕장 입구 송림 사이로 원목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휴식과 야영이 가능하다.

▲ 유람선관광을 하면 만날 수 있는 기암절벽<출처:한국관광공사>
흑산도의 참모습을 보고 싶다면 유람선 여행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루 3회(08:00, 13:00, 17:00) 운항되는 유람선을 타고 촛대바위를 비롯해서 학바위, 칠성동굴, 고래바위, 원숭이바위, 공룡섬 등과 같은 절경을 둘러볼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 제1호인 촛대바위와 아침 햇살을 받으면 일곱가지 색깔로 빛난다는 칠성동굴 등이 유명하다.

흑산도에는 예리선착장이 있고 영산도, 다물도, 대장도, 소장도가 가까운 거리에 있다. 흑산도에서 쾌속선으로 30여 분을 더 달리면 홍도가 바다 위에서 떠오른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170호)이며 다도해역의 신비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총 24km의 11개의 섬마을을 만나는 흑산도 일주는 완연한 봄날의 풍취를 온전하게 보여준다. 아름다운 해변과 자그마한 포구 마을은 물론이고 다도해를 수놓는 아름다운 섬들은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지는 잊지 못할 여행지다. 흑산도 일주도로를 걸어서 완주하기란 쉽지 않다. 24km 정도의 긴 구간이니 예리에서 출발해 사리마을까지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고 사리마을부터 상라봉과 진리까지 걷는 것이 좋다.




- 신안군청 : http://tour.sinan.go.kr


- 신안군청 자치관광과 : 061)240-8355
- 흑산면 사무소 : 061)275-9300
- 신안군청 관광안내소 : 061)240-8531
- 흑산농협 : 061)275-9220
- 흑산우체국 : 061)275-9442
- 흑산 예리 보건지소 : 061)275-9062
- 흑산해상관광 : 061)275-9115
- 목포역 안내소 : 061)270-8599


- 목포항 여객선터미널 : 061)243-0116
- 흑산항 여객선터미널 : 061)275-9323
- 동양고속 : 061)243-2111~4
- 남해고속 : 061)244-9915
- (유)동양택시 : 061)246-5006
- 흑산교통관광 : 061)275-9744
- 목포여객선터미널 → 흑산도 (1일 3회 07:50, 08:00, 13:00, 1시간 50분 소요)
- 흑산도 → 목포여객선터미널 (1일 3회 10:40, 13:00, 14:00, 1시간 50분 소요)
- 용산역-목포역 | KTX 첫차 05:20, 막차 21:25, 45분 간격 운행
- 목포역 : 1544-7788
- 목포 종합버스터미널 061)276-0220
- 목포행 고속버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 목포 종합버스터미널)
| 첫차 05:30, 막차 24:00, 40분 간격 운행


(1)서울 출발 | 서해안고속도로 - 목포나들목 - 목포 우회도로 - 목포여객선터미널 - 흑산도(※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여객선 운항 변동 가능.)

(2)대전 출발 | 호남고속도로 - 장성분기점 - 고창분기점 - 서해안고속도로 - 목포나들목 - 목포 우회도로 - 목포여객선터미널 - 흑산도(※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여객선 운항 변동 가능.)

(3)부산 출발 | 남해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순천나들목 - 벌교 - 보성- 강진 - 영암 - 영산호방조제 - 목포 남악사거리 좌회전 - 목포여객선터미널 - 흑산도(※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여객선 운항 변동 가능.)

(4)대구 출발 | 88고속도로 - 고서분기점 - 호남고속도로 - 서광주나들목 - 무안-광주간 고속도로 - 함평분기점 - 서해안고속도로 - 목포나들목 - 목포 우회도로 - 목포여객선터미널- 흑산도(※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여객선 운항 변동 가능.)


<예리>
- 흑산비치호텔 : 061)246-0090
- 남도장여관 : 061)275-9003
- 관광장여관 : 061)275-9915
- 개천장 : 061)275-9154
- 우리민박 : 061)275-9634
- 섬드리콘도민박 : 061)275-8505
- 보물섬 민박 : 061)271-0631
<사리마을>
- 부두민박 : 061)246-3587


- 성우정식당(홍어) : 061)275-9101
- 영생식당(해물찜) : 061)275-7978
- 우리음식점(홍어) : 061)275-9634
- 큰손식당(해물탕) : 061)275-6500


- 흑산도 개매기체험축제, 흑산 홍어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