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미래 청사진 고민, 글로컬大의 최대 성과”
by신하영 기자
2025.04.05 07:03:54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 인터뷰[교육in]
교육부, 올해 지방대 10곳 글로컬대학 추가 선정
“예비 지정 땐 혁신성, 이후 실행 가능성에 초점”
“신청 단계에서 만든 기획서, 향후 청사진 될 것”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글로컬 대학 사업 출범 이후 대학들이 새로운 혁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만약 사업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고민한 결과가 향후 대학들의 청사진이 될 것이다.”
|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사진=교육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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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관(국장)은 2023년 출범한 글로컬 대학 사업 이후의 가장 큰 변화를 지방대들의 치열한 고민에서 찾았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 지방 소멸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방대들이 생존을 위해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는 점을 최대 성과로 꼽은 것이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대학 폐교 따른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2023년 도입한 국책 사업이다. 생존 가능성이 큰 지방대 30곳을 뽑아 5년간 대학당 총 1000억원을 파격 지원하겠다는 게 사업의 골자다. 대신 대학에는 생존 전략에 해당하는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에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순천대는 기존 단과대학 체제를 아예 없애겠다는 파격을 내세웠다. 지역 산업과 연계된 △스마트팜스쿨 △애니메이션스쿨 △코스모스(우주항공·첨단소재)스쿨로 학제를 개편, 입학정원의 약 75%를 3대 특화 분야에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걸어 사업에 선정됐다.
작년에 선정된 국립목포대는 글로컬 해양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계획을, 대구한의대는 한의학의 과학화·산업화를 통한 해외 진출 전략을 제시해 선정될 수 있었다.
교육부는 2023년~2024년에 각각 10곳씩, 총 20곳을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했다. 올해는 글로컬 대학 선정의 마지막 해로 오는 5월 2일까지 예비 지정 신청서를 받아 5월 중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예비 지정된 대학을 대상으로 본지정 평가를 진행, 9월에 최종 10곳을 선정한다.
대학들은 예비 지정 단계에선 혁신기획서만 제출하면 되지만, 본지정 평가에선 실행계획서로 평가받는다. 윤 국장은 “예비 지정 단계에선 혁신성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하지만, 본 지정 단계에선 기획서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의 실행 가능성을 본다”며 “해당 대학이 속한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 의지도 비중 있게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예비 지정 평가 지표도 △혁신성(60점) △성과관리(20점) △지역적 특성(20점) 등 크게 3가지다. 본지정에선 △계획의 적절성(50점) △성과관리 적절성(20점) △지자체의 지원·투자계획(30점) 등을 평가하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학의 벽을 허무는’ 혁신성을 강조하면서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한 혁신기획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윤 국장은 “대학 간 통합이나 연합을 제시했다고 이에 가산점을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왜 통합을 하는지, 통합 이후 무엇을 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단순히 구조조정 차원에서의 대학 간 통합은 평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통합 이후 유사·중복학과 개편 문제도 지역 산업과의 연계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캠퍼스 간 비슷한 학과가 있더라도 소재 지역의 산업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면 유사 학과 운영도 용인된다는 의미다. 대신 윤 국장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대학 사업에 선정되면 1년 내에는 대학 간 협상을 마무리하고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글로컬 대학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했다.
예비 지정 단계에선 2배수에 해당하는 20곳을 먼저 선정할 계획이다. 신규 신청 대학 중에서 15곳을, 지난해 예비 지정 후 본지정에서 탈락한 대학 중 최대 7곳을 우선 선정한 뒤 본지정 평가를 진행한다. 작년에 본지정에서 탈락한 영남대·충남대 등 7곳은 예비 지정 단계에선 비교적 선정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윤 국장은 지금까지 대전·광주·제주 소재 대학 중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곳이 없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지역 안배’를 적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다만 “본 지정 단계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평가 결과가 유사할 땐 지역 안배가 가능하다”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선 지역 안배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국장은 “향후 탈락한 대학도 글로컬 사업에 도전하면서 고민의 결과로 도출한 혁신기획서가 해당 대학의 미래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RISE)사업의 틀 안에서 혁신기획서 실행을 추진하면 될 것”이라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