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취약계층 국선대리인 예산 '삭감'…野이용우 "증액해야"

by한광범 기자
2024.10.15 08:43:37

선임건수 늘고 지속 느는데 2년 연속 삭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취약계층에 무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위원회 권리구제 대리인(국선대리인) 예산이 높은 집행실적에도 오히려 삭감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정부의 ‘노동약자 지원’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의 권리구제 대리인 사업에 편성된 정부 예산은 지난해 11억 2500만원에서 올해 10억 5000만원으로 삭감된 데 이어 내년(2025년) 예산에서도 10억원으로 또다시 삭감 편성됐다.

현재 중노위는 노동위원회법에 따라 월평균 임금 300만원 미만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의 권리구제를 신청하면 무료로 변호사, 공인노무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주는 권리구제 대리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권리구제 대리인이 선임되면 법률상담부터 구제신청 이유서 작성, 노동위 심문 등 사건 종료시까지 일체의 법률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올해 9월 현재 전국에 변호사 173명, 공인노무사 453명 등 총 626명이 권리구제 대리인으로 활동 중이다.

중노위에 따르면 권리구제 대리인 선임건수는 △2020년 2057건 △2021년 1888건 △2022년 2716건 △2023년 3019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올해 1~8월까지 2087건으로 연말 기준으로는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리구제율(노동위원회 인정·화해율)도 평균보다 오히려 높았다. 중노위 ‘2023년 노동위원회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전체 평균 권리구제율은 62.5%였으나 권리구제 대리인이 선임된 사건의 권리구제율은 67.3%로 5%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이와 같이 취약계층의 법률구조 수요와 사업 집행실적이 매년 상승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오히려 예산을 2년 연속 삭감한 것이다. 2023년 권리구제 대리인 사업예산은 불용액 없이 100% 집행됐고 오히려 권리구제 대리인 보수가 부족해 4800백만원을 추가 집행했다. 올해도 8월까지 집행률이 81.8%에 달하고 부산 등 일부 지역은 9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특히 권리주제 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노무사들이 사건 1건당 받는 평균 지급액수가 불과 40만원 수준에 불과해 오히려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앞에서는 노동약자 지원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예산을 삭감하는 행태는 그릇된 것”이라며 “더 많은 취약계층이 신속하게 법률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삭감된 예산이 복구·증액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