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美 신용등급 강등, 부채 리스크로 번질라"

by최정희 기자
2023.08.03 09:24:34

美 10년물 금리, 작년 11월 이후 최고
韓·日 국채 금리 상승 등 부채 리스크 자극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0.628%까지 올라
"국내 각종 부채 리스크 자극할 수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향이 2011년과 같은 금융시장의 큰 폭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적으로 부정적 충격이 커질 여지는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국채 금리 뿐 아니라 일본, 우리나라의 금리 상승까지 자극하면서 부채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출처: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3일 보고서에서 “4%대를 넘나들던 미국 국채 금리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연중 최고치인 4.0836%(2일 종가)까지 상승해 작년 3월 미국이 금리를 올린 이후 최고치였던 4.122%에 바짝 다가섰다”고 밝혔다.

박 전문위원은 “국채 금리 수준이 중요한 이유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의 주된 배경인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직전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0556%(3월 2일)였던 점을 고려하면 4%대 금리는 미국 부채 리스크를 자극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SVB파산 사태와 같은 또 다른 리스크가 재연될 여지는 낮지만 경기사이클 논쟁을 자극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 전문위원은 “2011년 사례는 부채 상환 우려와 디플레이션발 혼란이었다면 이번 경우에는 부채 상환 리스크보다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즉 경기 리스크를 자극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등급 하향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어 일단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이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우리나라에도 국채 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일본 국채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2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628%까지 급등했다.

박 전문위원은 “미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이 재정적자 증가인데 일본 역시 재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일본 국채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미국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가 일부 전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시 부채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박 전문위원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 확산시에는 국내 각종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9월 만기를 앞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코로나 대출 등 각종 부채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국내 입장에서 부채 리스크발 국채 금리 상승은 달갑지 않은 시그널”이라며 “미국발 부채 리스크 확산시 국내로의 전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금리, 환율에도 단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