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지고, 홈쇼핑 뜨고…희비 엇갈리는 유통株

by함정선 기자
2017.08.12 09:10:00

백화점주 부진 늪..실적 악화에 주가 지지부진
홈쇼핑주 부진 딛고 반등 준비..실적 호조에 성장성까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유통업계 `맏형`인 백화점주(株)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백수오 사태 후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홈쇼핑주는 재평가를 받으며 반등에 나서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주는 소비침체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온라인 소비 성장 등 악재에 둘러싸여 실적 악화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023530)은 11일 전일 대비 3.18%(8500원) 내린 25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달 동안 주가가 20% 빠졌다. 롯데그룹이 사드 보복의 직격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백화점마저 부진한 탓이 컸다. 2분기 롯데백화점의 기존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4.8%가 줄었다.

신세계(004170)도 이날 전일 대비 9.53%(2만1500원)이 내린 20만4000원에 마감했다. 두달 전 대비 15% 하락세다. 우려했던 면세점은 선방했는데, 백화점이 문제다. 2분기 백화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가 감소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실적 발표 이후 연일 하락세다. 11일 전일대비 2.97%(3000원) 하락한 9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달 새 10%가 넘게 하락했다.

역시 실적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3%가 감소했고, 저마진 상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며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백화점 3사가 실적 부진,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동안 홈쇼핑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드 보복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새로운 채널인 모바일을 적극 활용하며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CJ오쇼핑(035760)은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11일에는 전일 대비 0.93%(2000원) 오른 21만8100원에 마감했다. 두 달 동안 13% 상승했다.

2분기 양호한 실적 덕분이다. 개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3.5% 늘었고 TV부문 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온라인에서도 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현대홈쇼핑(057050)도 2분기 실적 호조에 11일 전일대비 2.43%(3500원) 오른 14만7500원을 기록했다. 두 달 동안 13%가 올랐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했으며 취급고도 늘어난 덕분이다. GS홈쇼핑(028150)도 이날 전일대비 2.32%(5300원) 오른 23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에 큰 변동이 없었던 GS홈쇼핑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3% 증가하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는 백화점주와 홈쇼핑주에 대한 투자심리 온도차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사드 보복 완화도 기대하기 어려워 백화점의 실적이 크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쇼핑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핵심 사업인 TV사업이 다시 호황을 맞았고, 모바일 채널에서 대응도 발 빠르다는 평가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MD역량개선과 T커머스로 신채널 확보 등을 통해 홈쇼핑업체 실적이 몇 년 만에 의미 있는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성장동력 부재로 투자 매력이 낮았으나 최근 영업환경을 오랜만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