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경제사범 2명 중 1명, 집행유예 ‘솜방망이 처벌’

by조용석 기자
2016.10.03 11:41:02

지난해 경제사범 5912명 중 2963명 집행유예
제주지법 경제사범 집행유예 비율 64.5%…전국 최고
“경제사범 집행유예는 사회 양극화 불러”

1700억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21일 소환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떠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기업범죄를 저지른 재벌총수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이른바 3·5법칙(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법원이 횡령·배임죄를 저지른 경제사범 2명 중 1명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경제사범 중 1심서 유죄가 인정돼 자유형(징역·금고)을 선고받은 2만 4398명 중 1만 2006명(49.2%)이 집행유예로 수감되지 않았다.

집행유예란 3년 이하의 징역·금고를 선고할 때 일정기간 형을 유예하는 제도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 징역·금고는 효력이 없어진다. 집행유예 기간은 실제 복역하지 않기에 처벌효과가 미미하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1심서 자유형을 선고받은 4811명 중 2400명(49.8%)가 집행유예가 함께 선고돼 복역하지 않았다. 2013년에는 4991명 중 2445명(48.9%), 2014년은 5936명 중 2845명(47.9%)이 같은 경우였으며 지난해에는 5912명 중 2963명(50.1%)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법원 중에는 제주지법이 경제사범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비율이 64.5%(48명 중 31명)으로 가장 관대했다. 경제사범에게 가장 엄했던 법원은 울산지법으로 집행유예 선고비율이 44%였다. 제주지법과 비교해 20.5%포인트 낮다.

박 의원은 “수십억대 횡령 배임을 저지른 범죄자가 복역하지 않는 상황은 사회를 양극화하고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준다”며 “법원은 경제사범에 대한 집행유예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일정규모 이상의 경제사범에게는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