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등대섬, 팔미도 106년 만에 개방

by노컷뉴스 기자
2009.03.25 10:57:00


[노컷뉴스 제공]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50분 거리에 있는 팔미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는 곳. 10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섬. 이 두 가지 특징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했다.

평일인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 연안부두에서 현대유람선을 타고 팔미도로 향했다. 흐린 날씨에 옷자락이 세게 팔랑거릴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갑판 위에서 맞는 바람은 살결을 매만지는 듯이 보드라운 느낌을 주었다.

유람선 승객들은 나이든 어른들이 많았다. 강릉에서 온 할아버지, 경북 영주에서 온 할머니, 가까운 평택에서 온 아주머니 등 각지에서 15-30명 단위로 온 단체 관광객이 대다수였다. 230여명의 승객들은 팔미도로 들어가는 50분 동안 선상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즐겼다. 러시아 발레단의 춤과 우즈베키스탄의 발리댄스, 중국기예공연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드디어 팔미도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 등대와 초등학교 분교건물처럼 생긴 해군 막사가 보이는 섬. 바로 옆에 낮은 언덕이 꼬리처럼 붙어 있다. 노인들이 걷기에는 약간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자 ‘천년의 빛 광장’이 나타난다. 2003년 팔미도 등대 건립 100주년을 맞아 조성한 곳이다. 이곳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작고 하얀 건물이 눈에 띄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의 옛 사무실로 썼던 곳이다.



팔미도 등대와 그 뒤편으로 크게 지어진 새 등대. 팔미도 등대는 1903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이다. 이 등대는 인천상륙작전 때 맥아더 장군이 가장 먼저 탈환했던 거점이다.50년 만에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었던 1950년 9월 15일을 작전 날짜로 정해 등대를 탈환한다. 칠흑 같은 어둠에 팔미도 등대의 불빛이 길잡이가 되면서 한미연합군이 팔미도에 안전하게 상륙하고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할 수가 있었다.


팔미도 등대는 100년간의 임무를 완수하고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 뒤편에는 최첨단의 새 등대가 지난 2003년 들어섰다. 2층 규모의 이 등대는 등탑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으며, 등대 안에는 등대 홍보관과 전망대가 있다. 팔미도 전망대에서는 섬 주변의 서해안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인천대교, LNG 인수기지, 영흥도와 영흥대교 등을 볼 수 있다. 뒤쪽으로는 무의도와 영종도를 볼 수 있다.

2009년 인천방문의 해를 기념해 10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섬. 그간에 민간인들의 출입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경관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무궁화가 철따라 피며, 쑥, 패랭이꽃, 원추리, 도라지, 담쟁이넝쿨도 많이 자란다고 한다. 아쉽게도 그날 꽃구경 거리는 없었다. 10분 이내 거리의 산책로가 있지만, 안전 울타리 설치 미비 등을 이유로 출입 자제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생태 관람을 기대하고 갔던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현대유람선 측은 오는 4-5월쯤 안전울타리를 보완해 산책로를 개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