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원석 기자
2009.03.06 09:42:25
김광수연구소 "가용 외환보유액 거의 바닥" 주장
당국 "보유액 대부분이 미 중장기 국채..현금화 했을뿐"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변동을 나타내며 1560원대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외환보유액 규모를 놓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김광수경제연구소(이하 김광수 연구소)는 지난 2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가용 외환보유액 이미 바닥났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근 환율 급등이 재연되고 있음에도, 당국이 지난해와 달리 적극적으로 외환 방어를 못하고 있는 것이 `가용 외환보유액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나타난 일부 수치상 변화를 일방적으로 부풀린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운용 과정에서 발행한 부분적인 흐름을 전체적인 맥락으로 확대해석한 `구성의 오류`라는 주장이다.
김광수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2월말 기준 2015억달러)는 장부상 수치일 뿐”이며 "외화증권자산의 매각이 어렵거나, 거액의 투자손실이 발생해 실제로 현금화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 없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중장기 국채뿐만 공채, 회사채 등 거의 모든 증권에 걸쳐 247억달러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은행권의 단기 외채 상환 압력이 높아졌을 때 한국은행은 우선적으로 1년미만의 단기외화자산을 매각해 부족한 달러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고, 마지막으로 그것도 어려워졌을 경우 중장기 외화자산을 매각해 달러를 공급한다. 때문에 보고서는 한은이 중장기 증권을 순매도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안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광수 연구소는 "거액의 투자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한국의 외환사정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며 "한국의 가용 외환보유고가 바닥이나 중장기 외화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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