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괴롭다면… 공부하세요

by조선일보 기자
2007.02.12 10:31:38

창업준비 ‘주경야독’ 직장인 증가
“근무 방해된다”는 기업 인식도 “퇴직부담 던다” 긍정적으로 변해

[조선일보 제공]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MBA까지 마친 직장인 정모씨는 세종사이버대학 외식창업학과 학생이다. 식품회사에 근무하는 그는 보다 정돈된 이론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 경험을 2막 인생 준비와 연결하기 위해 사이버 대학생이 되는 것을 자청했다.

모 대기업의 영업담당 상무인 양모씨도 바쁜 짬을 내 경영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올해 쉰 넷인 그는 지금까지의 실무 경험을 이론과 접목시켜 교단에 서고 싶은 게 꿈이다. 때문에 바쁜 가운데서도 박사과정을 밟기 위한 시간에 기꺼이 투자를 한다. 최근 들어 정씨와 양씨처럼 학교에서 2막 인생 준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당수의 회사는 직원들이 주경야독하는 게 근무에 몰두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모 대기업의 한 인사담당 이사는 “직원들이 학교에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 회사에서도 그들의 퇴직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장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2막 인생 준비를 위한 진학은 일반적인 진학과 성격이 다소 다르다. 실무 중심의 전문화된 과정들이 주로 인기가 높다.



직장인 양모(39)씨는 석사 학위 소유자지만 최근 호원대에서 개설되는 프랜차이즈 창업비즈니스학과에 편입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기업 근무자들이 40대 이후에도 근무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과 창업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선택 이유다.

4년제 대학을 나오지 못한 전문대졸자의 경우 커리어 업그레이드와 2막 인생 준비를 위한 차원에서 진학에 더욱 적극적이다. 전문대를 나온 박모(35·여)씨 역시 같은 과에 원서를 냈다. 졸업 후 국내 유수의 프랜차이즈 본사에 취업을 알선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박씨는 “졸업 후 대학원도 관련 학과에 진학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계획”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진로에 따라 특수한 학과를 찾는 경우도 있다. 요가명상, 벤처농업경영, 엔터테인먼트경영 등 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분야의 대학 전공들이 2막 인생을 설계하는 직장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향후 외식 서비스 등 소자본 창업은 ‘자금’이나 ‘창업자의 성격’에 많이 좌우되던 기존과 달리 보다 전문성을 가진 창업자들이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